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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사실 우리가 말도 안 되는 것을 시킨 것이다."
심재학 KIA 단장은 오선우의 수비와 관련해 "사실 우리가 말도 안 되는 일을 시킨 것"이라고 했다. 1루수와 외야수를 병행하면 수비할 때 혼란이 생기기도 하고, 체력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가 없다. 올해는 부상자가 많은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오선우가 부담을 떠안은 것이다. 심 단장이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이유다.
오선우는 "내야에서 내야로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 내야에서 외야로 왔다 갔다 하면, 1루 사이드 수비도 타구가 빠른데 있다가 외야에 나갔다가 하면 정말 힘들다. 뜬공을 잡다가 갑자기 땅볼을 잡으려고 하면 그것도 힘들고, 먼 거리를 던지다가 갑자기 짧은 거리를 정확히 던져야 하는 것도 힘들다. 송구 실책은 내가 거의 없는데 원래, 올해는 4번인가 했다. 1루에서 그런 실수가 나오더라"고 되돌아봤다.
오선우는 "못 쉰다. 쉬라고 해도 쉴 수가 없었다. 그냥 했는데, 그냥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더라. 여름에 한참 더워졌을 때 실수가 가장 많이 나왔다. 수비 실책도 아마 여름에 제일 많이 나왔을 것이다. 전반기에는 1루수 하면서도 실수가 많이 없었다. 집중력도 저하가 되고, 그러다 보니까 몸 관리도 소홀히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원래 영양제도 안 챙겨 먹는데, 비타민까지 챙겨 먹게 되더라. 풀타임 뛴 1루수들을 보면 실책이 5개 이상 안 넘는데, 내가 외야에서 한 실책을 제외하고 10개다. 총 11개니까. 실책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나중에는 배트의 무게를 줄여도 버거운 느낌이 들 정도였다. 오선우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몸무게가 14㎏이나 빠졌다.
오선우는 "내가 야구를 하면서 배트 무게를 처음 낮췄다. 야구를 하면서 내가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내년에는 미리 준비하려 한다. 나는 원래 배트 무게를 바꾸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풀타임으로 뛰니 안 되더라. 코치님들도 형들도 배트를 바꿔보라고 이야기해서 처음에는 20~30g 정도 줄였던 것 같다. 조금씩 좋아지다가 또 배트 무게에 적응이 되면 또 그 배트가 무거워지고 그랬다. 계속 무게를 줄일 수는 없으니 이겨내는 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올해 팀을 위해 헌신하며 성장한 오선우가 1루수로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주전 1루수였던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재계약 여부도 "오선우에게 달려 있다"고 표현하며 포지션을 고정할 기회를 준 것.
오선우는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1루 수비 특훈을 시작했고, 시즌을 마치고 광주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한 2주 동안 또 1루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오선우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까지 자청하며 1루 수비 훈련에 올인하고 싶은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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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오)선우가 1루수가 자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내 생각도 외야에 있으면 뒤에 사람이 없지 않나. 선우가 가끔씩 약간 멍한 플레이를 하는 게 있다. 1루수는 뒤에 우익수라도 있으니까. 선우한테 심리적으로도 편한 감정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마무리 캠프 때 1루수 훈련을 죽도록 한번 시켜보려고 한다. 1루수 중에 야수들이 던지는 공을 선수가 제일 잘 잡는다. 땅볼이 문제인데, 땅볼은 하루에 죽어라 펑고를 계속 치면 금방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만 해결하면 1루수를 보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1루수는 선우랑 (변)우혁이 둘을 한번 붙여보려 한다"고 했다.
오선우는 최근 1루 수비 특훈 효과와 관련해 "다리를 움직이면서 땅볼을 잡는 게 부족해서 그런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효과는 느끼고 있다. 나도 모르게 다리를 움직일 때도 있고, 그런데 경기할 때 나오려면 아직 더 해야 한다. 마무리 캠프에 가서 내 것으로 만들고 다음에 스프링캠프 가서도 또 하면 올해보다는 실수가 그래도 덜 나와야 하니까.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전만 해도 은퇴를 고민했던 오선우는 이제 주전으로 확실히 도약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오선우는 "내년에는 나도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 책임감을 가지려면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전반기에도 내가 조금 (방망이가) 잘 맞았을 때 팀이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선수 하나 때문에 이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팀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면 나도 좋고 팀에도 좋은 거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내년에는 체력 핑계도 대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살을 찌우고 있다.
오선우는 "내년에는 몸무게가 안 빠지게 해야 한다. 나는 억지로 먹어야 하는 체질이다. 안 챙겨 먹으면 빠지고, 입맛이 없을 때도 많은데 아침에 출근할 때도 항상 챙겨 먹고 나가려고 한다. 나는 살이 빠지면 느려지고, 스피드가 무뎌진다. 살이 조금 덜 빠지면서 체력 관리만 되면 전반기 때 한 정도의 메커니즘은 나올 것 같다. 내년 목표는 체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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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