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한화가 우승을 한다면, 심우준 빗맞은 안타 가치는 50억으로 재평가 될 것이다

기사입력 2025-10-30 00:07


만약 한화가 우승을 한다면, 심우준 빗맞은 안타 가치는 50억으로 재평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3차전. 8회말 2사 만루 심우준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9/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만약 한화가 우승한다면, 이 빗맞은 안타의 가치는 50억원.

정말 극적이었다. 사실 전혀 기대감이 들지 않는 순간, 그 때 결정적 장면이 연출된다면 이득을 보는 팀은 사기가 더욱 충천하고 손해를 본 팀은 더욱 무너지기 마련이다. 한화 이글스 심우준이 그렇게 팀을 살렸다.

심우준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팀을 구한 영웅이 됐다. 심우준은 1-3으로 뒤지다 3-3 동점이 된 8회말 2사 만루 찬스서 상대 마무리 유영찬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역전 결승 2루타를 때려내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잠실에서 2패를 하고 홈에 온 한화가 만약 이날 경기까지 졌다면, 셧아웃패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서 심우준의 한방으로 한화는 대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만약 한화가 우승을 한다면, 심우준 빗맞은 안타 가치는 50억으로 재평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2사 만루 한화 심우준이 역전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9/
사실 쉽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5경기 타율 7푼7리라는 극심한 부진에 한국시리즈 들어와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차전까지는 아예 나오지 못했고, 이날 3차전도 7회 하주석의 대주자로 겨우 출전했다.

책임이 막중했다. 무사 1루 찬스서 하주석이 보내기 번트에 실패해 2루 주자를 죽이며 1사 1루가 됐다. 어떻게든 1사 2루 상황으로 만회하고픈 김경문 감독은 발이 빠른 심우준을 투입했다. 그런데 심우준은 도루하다 횡사를 하고 말았다. 심우준이 잘못한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팀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료들이 8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동점까지 만들었고, 심우준에게 판이 깔렸다. 만약, 1점차 추격 상황에서 걸린 찬스라면 심우준도 극도의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동점이 됐으니, 자신이 죽어도 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중요했다. 쉽지 않았을 몸쪽 꽉찬 공에도 자신있게 방망이가 돌아간 이유였을 것이다.


만약 한화가 우승을 한다면, 심우준 빗맞은 안타 가치는 50억으로 재평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데일리 MVP 심우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9/
운도 따랐다. 몸쪽 공이라 배트 손잡이쪽 가깝게 맞으며 방망이가 부러졌다.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타구가 먹히며 애매하게 3루수 키를 넘어갔다. 시원하게 잘맞은 정타라면 기분과 손맛이 더 좋았겠지만, 뭐가 어떻게 됐든 심우준은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포스트시즌 전부터 심우준의 한화행에는 많은 얘기가 뒤따랐다. 수비 좋고, 발 빠른 유격수지만 타격이 약했는데 한화가 무려 50억원이나 주고 FA 영입을 한 것이다. 오버페이 논란으로 시작된 한화 생활. 캠프에서 1번타자 지령을 받았지만, 제대로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하위 타순으로 밀렸다. 정규시즌 타율 2할3푼1리에 그치며 늘 주눅들어 야구를 해야했다. 거액 FA 선수들의 숙명.


만약 한화가 우승을 한다면, 심우준 빗맞은 안타 가치는 50억으로 재평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승리한 한화 김경문 감독이 문현빈, 심우준을 반기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9/

하지만 이 빗맞은 행운의 안타 한방이 심우준에게 엄청난 자신감이 됐을 게 분명하다. 한화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 한결 편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들에 임할 수 있다. 모든 팀들은 그 어렵다는 우승을 한 번이라도 하기 위해 돈을 쓴다. 만약, 이 안타로 반전 기회를 잡은 한화가 우승까지 한다면 이 안타의 가치는 50억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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