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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그래서 2,3루 만들어준 거 같아요."
0-2로 지고 있던 9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타석에는 김현수가 들어갔다. 김현수는 채병용의 초구를 쳤다.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향했고, 채병용은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를 아웃시켰고, 공을 받은 포수 박경완은 1루로 던져 타자주자 김현수를 잡았다. SK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17년 후인 2025년 한국시리즈. LG는 1-4로 지고 있던 9회초 박동원의 투런 홈런으로 추격 불씨를 살렸다. 이어 박해민의 볼넷과 홍창기의 안타. 타석에는 신민재가 섰다. 신민재는 한화 투수 박상원의 2구째 포크볼을 받아쳐 1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그사이 주자는 한 베이스씩 더가면서 1사 2,3루가 됐다.
LG는 이후 문보경과 오스틴 딘의 추가 타점으로 7-4로 달아났고, 9회말을 무실점으로 잡아내면서 이날 경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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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 김현수는 "이겨서 좋다. (박)동원이가 홈런을 치면서 분위기가 살아 역전을 바라봤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3안타를 친 김현수는 포스트시즌 통산 안타 102개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김현수는 "최다 안타인지도 몰랐다"라며 "그런데 9회초에 주자 1,2루에 (신)민재가 들어갔을 때 만루가 되면 2008년 PTSD가 오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그때보다 여유가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차분하게 하자고 생각했다. 민재가 PTSD가 올까봐 2,3루를 만들어준 거 같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2008년 두산의 사령탑은 김경문 감독. 현재 한화의 사령탑이다. 김현수는 병살타와 안타로 김 감독에게 아픔을 주게 됐다.
이날 김현수는 4차전 데일리MVP로 선정됐다. 1승만 하면 한국시리즈 우승. 4경기에서 타율 4할6푼2리 1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김현수도 한국시리즈 MVP 유력 후보다. 그러나 김현수는 MVP 이야기에 "생각 없다. 그냥 편하게 경기를 하고 싶다"고 우승의 순간을 기대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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