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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현장은 절실하게 FA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앞서 2시즌 모두 롯데의 FA 영입은 없었다. 올겨울도 녹록치 않다. "구단과 FA 영입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길 바랬건만, 사령탑이 1순위로 지목한 박찬호는 몸값이 치솟으면서 한걸음 물러난 모양새다. 또다른 최대어 강백호는 미국 진출을 우선 순위로 두면서 다음 시즌 한국에서 뛸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롯데 구단은 타 팀과 달리 지금 당장 가을야구 혹은 우승까지 '올인'하기 위한 확신은 부족해보인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의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2년전 롯데는 대체 왜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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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육성도 뛰어났다.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를 발굴하고, 손호영 정철원 전민재 박승욱 등 타 팀에서 한계를 봤던 선수들도 주전으로 잘 활용했다. 윤동희 등 주목받던 유망주들은 김태형 감독 아래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로 성장했다.
외부에서 좋은 코치들을 영입해 팀을 강하게 만드는 능력도 보여줬다. 올해도 강석천 수석코치, 조재영 주루코치, 정경배 타격코치 등 롯데에 새롭게 합류했다. 지금도 김태형 감독과 함께 하길 바라는 선수와 코치들이 많다.
결국 김태형이란 이름값은 '승부사'의 것이다. 지금까지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와 함께 했다. 재임기간내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이 첫번째 목표, 가을야구 진출은 최소한의 기준으로 '깔고' 가야하는 존재감인데, 여의치 않게 리빌딩에 전념해온 모양새다. 단기전 최강자의 존재감에 걸맞지 않게 가을야구 무대조차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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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계산이 서지 않는' 전력이라는 뜻이다. 단기전이야 총력전을 펼치며 전력의 차이를 뒤집을 수도 있지만, 144경기가 치러지는 정규시즌은 초장기레이스다. 지난 시즌 막판 전준우 한명 빠진 자리를 메꾸지 못해 속절없이 무너진 롯데다. 그 과정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체험한 사람은 바로 당사자인 사령탑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태생적으로 모기업과 가깝다. 그중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 등 말 그대로 그룹 수뇌부와 직접 통하는 구단들도 있다. 롯데 역시 야구를 향한 모기업의 사랑만큼은 어느 팀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FA 등 막대한 비용이 드는 사안일 경우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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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가 롯데의 최대 취약점으로 꼽히는 거포, 유격수, 불펜이라는 점에서 김태형 감독의 갈증은 한층 더 깊어진다. 영광의 두산 시절에 대해서도 "결국 장원준 영입이라는 한방이 정말 컸다"고 회상하는 그다.
결국 FA 선수의 가치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평가하는 팀은 원 소속팀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들의 눈은 가장 차갑다. FA 이적이 이뤄질 경우 필연적으로 '거품론'이 뒤따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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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의 경우 포지션이 애매해다는 비판의 시선이 많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포지션 분배를 묻는 말에 "일단 우리 팀에 오고 나서 고민하자. 그런 걸 뭘 벌써 고민해야하나"라며 웃었다. 그 미소가 홍소로 변할지, 입술을 깨무는 쓴웃음으로 변할지는 올겨울 FA 시장의 진행 과정에 달렸다.
미야자키(일본)=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