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롯데에도 99즈 있다' 땀흘리는 전민재에게 물었다 "FA 영입 이야기 들으면 어때요?" [미야자키인터뷰]

최종수정 2025-11-14 09:21

'日롯데에도 99즈 있다' 땀흘리는 전민재에게 물었다 "FA 영입 이야기…
인터뷰에 임한 전민재. 김영록 기자

'日롯데에도 99즈 있다' 땀흘리는 전민재에게 물었다 "FA 영입 이야기…
전민재 야스다히사노리 한태양 이케다라이토. 김영록 기자

'日롯데에도 99즈 있다' 땀흘리는 전민재에게 물었다 "FA 영입 이야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외국이라 그런가? 여기선 내가 외국인 선수니까, 에너지가 한층 더 붙는 느낌이네요."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가 달라졌다.

과묵했던 그가 기초 일본어나마 일본 선수들과 거침없이 농담을 주고받는다. 훈련 때 뿐만 아니라 인터뷰를 할 때도 한결 원기왕성하다.

전민재는 일본 미야자키의 미야코노죠에서 열리고 있는 지바롯데 마무리캠프에 참여중이다. 후배 한태양과 함께다.

13일 만난 그는 이곳에서 가장 친한 선수로 이케다 라이토, 야스다 히사노리 2명을 꼽았다. 마침 전민재와는 99년생 동갑내기다.

전민재는 롯데에서도 정철원 정보근 장두성 등과 '99즈'를 형성하고 있다. 지바롯데 친구들도 함께 자이언츠TV의 인터뷰에 임하는 등 짧은 시간에 찐친다운 바이브를 뽐냈다.

해외에 나올 때 기본적인 인삿말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기 마련. 하지만 아는 것과 말하는 것은 다르다. 입을 떼는 것조차 어려운 사람도 있기 마련.

전민재는 너스레와는 거리가 먼 성격이다. 하지만 이날 본 전민재는 주변의 장난에 지지 않고 받아치는 모습이 돋보였다. 그는 "외국어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다. 우리 팀에 오는 외국인 선수들이 그렇지 않나"라며 웃었다.


롯데가 지바롯데에 선수를 파견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동안은 주로 투수가 대상이었다. 전민재와 한태양처럼 야수만 파견한 경우는 처음이다.


'日롯데에도 99즈 있다' 땀흘리는 전민재에게 물었다 "FA 영입 이야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전민재는 "야수들과는 두루두루 친해졌지만, 특히 야스다-이케다 두 선수와 정말 친해졌다. 한번은 두 선수가 야키니쿠를 샀고, 또 한번은 우리가 삼겹살집을 데려갔다. 상추에 김치 고기 밥 마늘까지 알차게 싸서 먹더라"며 웃었다.

일본 선수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야스다는 "일단 나랑 친구라서 관심이 갔고, 나도 호주 윈터리그 같은 해외 경험이 있어서 낯선 곳에 처음 온 그 마음을 잘 안다. 그땐 호주 사람들이 내게 정말 친절하게 대해줬다. 이번엔 내가 도와줄 차례라고 생각했다. 먼저 다가가고보니 역시 (전)민재도 좋은 사람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케다는 한국말로 "전민재는 잘생겼다, 한태양은 '진짜' 잘생겼다"는 말로 좌중을 빵 터뜨렸다.

전민재는 2025년에 대해 "전체적으로 많이 아쉽지만, 얻어가는 게 많았던 한해"라고 회상했다. 다만 "내가 주전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도 경쟁해야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전민재 스스로 '주전 유격수'로 인정받기 위한 기준은 뭘까. 전민재는 "부상이던 부진이던 자리를 비우지 않는 선수가 주전"이라고 강조했다.


'日롯데에도 99즈 있다' 땀흘리는 전민재에게 물었다 "FA 영입 이야기…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8회말 2타점 적시타를 날린 KIA 박찬호.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10/
"부진은 물론이고, 부상도 자기 관리이자 실력이다. 내가 다쳐서 빠진 자리를 (이)호준이나 (한)태양이가 메우는 걸 보면서 '내가 없어도 우리팀이 돌아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안된다."

그래도 전민재를 향한 김태형 롯데 감독의 신뢰는 두텁다. 차기 시즌 부동의 주전 유격수로 점찍고 있다.

단 FA 박찬호를 영입하지 않을 때 이야기다. 전민재는 말 그대로 직접적인 당사자다.

"솔직히 조금 싱숭생숭하다. 그만큼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고, 발전해야할 선수라는 뜻이다. 운명은 어쩔 수 없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이겨내야한다. 'FA 영입으로 전민재가 각성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 더 좋지 않을까."


'日롯데에도 99즈 있다' 땀흘리는 전민재에게 물었다 "FA 영입 이야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전민재는 트레이드 직후 자신의 목표에 대해 "2023년에 100경기를 뛰었다. 더 많은 경기에 뛰는 것"이라고 했다.

목표는 이뤘는데, 딱 1경기 넘기는데 그쳤다. 전민재는 "부상을 겪는 바람에…딱 1경기로 목표를 달성할 줄은 몰랐다"며 멋쩍어했다.

"타율 같은 기록은 특별한 목표가 없다. 130경기 이상 뛰고 싶다. 안타도 세자릿수(작년 95개) 쳐보고 싶다. 그런 누적 수치 하나하나가 다 경험이고 재산이 아닐까."


미야자키(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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