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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혼나기도 했고, 죄송하다고 말씀도 드리고 . 그러면서 조금씩 정신을 차린 것 같아요."
정규 시즌 132경기를 뛰고도, 정준재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도 쉬지 않고 강훈련을 소화했다. 이숭용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다음 시즌 정준재에게 공-수-주 모두 성장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슬라이딩 능력이 좋고, 도루 타이밍을 잘 잡는 정준재는 올 시즌 도루 37개를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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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감독도 마무리캠프에서 훈련 모습을 지켜본 후 "준재는 정말 많이 늘었다. 수비는 많이 늘었고, 이제 타격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후반기에 보여준 모습으로는 내년에 충분히 욕심은 부려볼만 하다. 이제 3년차니 어느정도 올라온다고 본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군대를 바로 가는 게 나을 것"이라고 냉철하게 진단했다.
정준재는 "이전에는 자신감도 없고, 손장난을 많이 치는 느낌이었는데 임훈 코치님께서 '그냥 신경쓰지 말고 막 돌리라고' 이야기 해주신다. 하체만 쓰면서 막 돌리라는 느낌으로 하다보니까 지금은 어떤건지 찾은 것 같다. 이제 비시즌 동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야마사키 인스트럭터는 정준재의 유형에 맞는 일본 타자들의 스윙 영상을 휴대폰에 담아와 보여줄 정도로 열정적으로 지도했다. 정준재도 "인스트럭터님이 보여주신 선수도 저와 스타일이 정말 비슷한 유형이더라. 방향성을 가지고 훈련을 해야 한다. 너무 한 곳만 바라보지 말고 좀 넓게 봐야 한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사실 감독님부터 코치님들까지 저에게 해주시는 말씀들이 다 같은 내용이다. 저도 어릴 때부터 들었던 내용이라 무슨 말인지 알고는 있는데, 막상 실전에서 잘 못하는 게 컸다. 이제는 최대한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하고, 지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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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재는 "진짜 힘들었다. 거의 밑바닥에 있었는데, 어떻게든 좋은 생각을 하려고 해도 잘 안됐다. 선배님들도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그게 귀에 하나도 안들어오더라. 집중이 안돼서 실수도 많이 나왔다. 야구하면서 처음으로 멘털이 나간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예상보다 너무 먼 바닥에서 헤맨다는 느낌이 들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셈이다.
자신의 실책으로 경기 분위기가 넘어가고, 팀 분위기까지 이상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을때. 그때 코치, 선배들의 말이 귀에 들어오고 가슴에 박히기 시작했다.
정준재는 "원정 숙소에서 조동화 코치님과 대화를 나누고, 저의 실수 때문에 팀적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도 있으니까 주장 (김)광현 선배님을 찾아갔다. 직접 가서 선배님께 제가 실수도 많이 하고 정신이 없었다. 집중을 못한 것 같다. 이제 더 잘할테니까 지켜봐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광현 선배님이 힘내라고, 계속 화이팅을 해주시니까 그때를 계기로 조금씩 멘털이 잡히고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김광현을 비롯해 애정이 담긴 쓴소리를 해준 팀의 고참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후반기 다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도 결국 이런 팀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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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재의 다음 시즌 목표도 '까다로운 타자가 되는 것'이다. 정준재는 "올해보다 무조건 잘해야 하는 게 맞다. 저의 장점을 자신있게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상대팀이 보기에 까다로운 선수가 되고 싶다. 솔직히 올해는 제가 느껴도 이 타자 딱히 어렵다는 느낌이 안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는 꼭 상대하기 힘든 타자가 되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