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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도류(투타 병행)를 안하면 오타니가 아니다. 투수 안한지 시간이 꽤 흘렀지 않나?"
구리야마 전 감독은 2023년 WBC 당시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우승을 안긴 주인공이다. 당시 오타니는 투타 양쪽에서 맹활약하며 대회 MVP를 차지했다. 결승전 마지막 순간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우승을 확정지은 것도 오타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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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타니 본인의 말에 따르면 타자만 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 밸런스를 잃어버렸고,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도류를 해야 마음이 편하고, 오히려 시너지로 플러스 효과를 낸다는게 오타니의 대단한 점이다. 결국 대폭발한 것도 밀워키전에서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한 덕분"이라며 지난 2023년처럼 WBC 무대에서 오타니의 진짜 실력을 이끌어내려면 이도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수뇌부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은 좋지만, 이 과정에서 쌓인 선수들의 피로도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타니-야마모토 요시노부-사사키 로키 등 일본 3인방에 대해선 WBC 출전 요청에 난색을 표했을 정도.
하지만 사사키는 몰라도 오타니는 물론 야마모토 역시 지난 월드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10년 7억 달러, 12년 3억 2500만 달러의 역사적인 계약을 맺은 이들에게 소속팀 다저스라 한들 함부로 출전을 거부하긴 어렵다. 다만 아직까지 오타니의 이도류 출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저스는 '출전을 막을 수 없다면, 타자에만 전념해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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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도류로 인해 몸에 걸리는 과부하를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 그는 NHK 다큐에 출연한 자리에서 "또 수술을 받게 된다면 1년반(토미존 수술 회복기)의 재활은 현실적이지 않다. 이도류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다시 말해 이번 WBC에선 이도류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번 2026 WBC 일본 대표팀은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이끈다. 그는 지난 26일 오타니를 비롯해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토 히로미(닛폰햄 파이터즈) 오타 다이세이(요미우리 자이언츠) 다네이치 아쓰키(지바롯데 마린즈) 다이라 가이마(세이부 라이온즈) 이시이 다이치(한신 타이거즈) 등 8명의 투수를 먼저 발표한 바 있다. 야마모토를 비롯해 스가노 도모유키(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다른 일본 메이저리거들도 발탁될 예정이다.
일본은 WBC 본선 1라운드에서 한국, 대만, 호주, 체코와 함께 C조에 속해있다. 5개 팀이 풀리그를 치른 뒤 1,2위팀이 8강에 진출하며, 조별리그 최종 순위는 1~2위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