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경쟁에 불이 붙었죠. 또 선수들이 받는 영향 자체가 엄청 커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SSG 랜더스는 지난해 12월 외야수 김재환을 영입했다. 영입 과정에서 큰 폭풍이 한바탕 불었었다. 두산 베어스에서 데뷔해, 홈런 레전드 타자의 길을 걸어오던 그는 계약 조건에 따라 옵트아웃을 선택했고 자유 계약 신분으로 풀려 시장에 나왔다.
다른 팀들도 약간의 관심은 있었지만, 처음부터 이적 확률이 가장 높았던 팀으로 SSG가 꼽혔다. 그리고 SSG는 김재환을 끝내 품었다. 옵션 달성에 따른 인센티브 6억원을 포함해 최대 22억원. 계약 기간은 청라돔 입성 전인 2년이지만, 이 2년 안에 김재환의 마지막 승부가 걸려있고 구단 입장에서도 모험이 담겨있다.
김재환이 전성기 성적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지금 이 시점에서 무조건적인 장담은 쉽지 않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기 때문에 과한 기대가 희망고문으로만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SSG 랜더스
하지만 그를 데리고오면서 SSG는 이미 기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일단 라인업이 한층 탄탄해졌다. 지난해 SSG의 외야 주전은 기예르모 에레디아, 최지훈, 한유섬이 붙박이였다. 수년간 이어온 고정 베스트 라인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통산 276홈런 타자 김재환이 합류하면서 외야와 타순에 있어서 신선한 경쟁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단 외야 구성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났다. 좌익수 수비가 가능한 김재환이나 외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김성욱에, 내외야 전부 소화하는 오태곤 그리고 1차 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낸 임근우와 1군 2차 캠프에 합류한 김정민, 이승민까지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재환이나 한유섬은 지명타자 슬롯을 최정과 함께 돌아가며 쓸 가능성이 높고, 확실한 대타 자원이 없어 경기 후반 결정적 찬스에서 고전했던 팀 상황을 감안했을때 선택지가 확실히 늘어났다.
사진=SSG ㄹ내더스
이숭용 감독은 김재환 혹은 한유섬을 4번과 6번 타순에 놓는 것을 현재 시점에서 구상하고 있다. 현재 예상하는 시즌 타순은 2번 에레디아~3번 최정~4번 김재환~5번 고명준~6번 한유섬으로 이어지게 된다. 전부 장타가 있는 타자들이라 상대에게 이전보다 훨씬 더 위압감을 줄 수 있다.
이숭용 감독도 "지명타자, 대타, 외야 교체 등 선택지가 넓어졌다. 결정적일 때 매번 어떡하나 고민했는데, 이제 쓸 수 있는 선수가 조금 더 많아졌다. 이 선수들이 부상 없이만 잘 가면, 성적 무조건 나온다고 자신한다"고 김재환 영입부터 이어진 자연스런 경쟁 체제 구축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재현 단장은 "김재환이 오면서 한유섬을 비롯한 기존 선수들도 더 경쟁이 붙은 것 같고, 류효승처럼 젊은 선수들도 여러 면에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팀 분위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준 것 같다"면서 "김재환이 성실한 선수인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김재환을 데리고 올때 그런 태도가 후배들에게 배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캠프에서도 본인이 자청해서 특타를 하는 선수인만큼 후배들에게는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배가 한명 더 늘어난 셈"이라고 현재까지 긍정적인 면을 높게 평가했다.
사진=SSG 랜더스
사실 김재환을 영입할 당시, '리모델링'이라는 팀 기조와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의견도 있었다. 30대 후반인 김재환의 나이를 감안했을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역시 일리는 있다. 하지만 김재현 단장은 "팀이 무너지면서까지 육성을 하는 것은 아니다. 팀은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해야 한다. 아직까지 젊은 외야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영입을 한 것"이라면서 "구단 입장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하고,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에 대한 육성은 지속되는 거다. 인위적으로 가면 팀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김재환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려주느냐에 따라 SSG의 시즌 명운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커리어가 있는 성실한 베테랑 선수를 영입한 효과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이 작은 효과가 나아가 큰 변화가 되어 팀을 바꿔놓을 수 있다. 그런 기대감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