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오릭스 버팔로스의 경기. 노시환이 타격을 하고 있다. 오사카(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노시환만 못 봤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3차전에서 4대5로 분패했다. 9회 정규이닝까지 4-4 무승부로 경기를 잘 끌고 갔지만, 연장 10회 승부치기 상황서 먼저 실점을 하고 득점하지 못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한국은 대만을 이기면 본선 라운드 진출 팔부능선을 넘을 수 있었다. 대만은 한국을 이겨놓고 경우의 수에 운명을 걸어야 했다. 여기에 양국은 최근 사실상 라이벌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만 야구 기량이 급상승하며 기존 강자였던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행을 떠나, 자존심 대결이기도 했다.
그래서 전쟁같은 경기였다. 엎치락 뒷치락, 긴장감이 넘쳐 흘렀다. 양측 벤치도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투구수 제한에 따른 투수 교체에, 적시적소 대타와 대주자 투입 등이 승패를 가를 수 있었다.
한국은 이날 거의 모든 야수를 투입했다. 승부처에서 문현빈(한화), 구자욱(삼성)이 대타로 출격했고 박해민(LG)과 김형준(NC)은 대수비, 신민재(LG)는 대주자로 나가 뛰었다.
그 와중에 단 한 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화 이글스와 11년 총액 307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계약을 맺은 노시환이었다. 노시환은 이번 대회 3루 주전 경쟁에서 김도영(KIA)과 위트컴(휴스턴)에게 밀렸다. 1루 훈련도 했지만 1루에는 타격감이 좋은 문보경(LG)이 버티고 있었다. 대만전 1루수 문보경이 부상 여파로 지명타자로 나갔는데, 대체 1루수는 노시환이 아닌 위트컴이었다. 체코전 중간에 투입된 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KBO리그 역사를 바꾼 초대형 계약의 주인공인데, 대표팀에서의 위치는 초라해진 상황이다. '비행기 세리머니'를 만든 주인공으로만 소개되고 있다. 그 세리머니도 대만전에선 선수들이 너무 긴장했거나 흥분한 탓인지 잊어버린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