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7일 ABS 답답함은 8일 대폭발의 에너지 축적 과정일 뿐이었다.
KIA 타이거즈의 간판스타 나성범이 '로봇 심판(ABS)' 충격을 딛고 시즌 2호 홈런을 포함, 맹타를 휘두르며 완벽 부활을 알렸다.
나성범은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2차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의 괴력의 활약으로 팀의 15대5 대승의 선봉에 섰다.
전날인 7일 삼성전에서 타석마다 보더라인 끝 선상으로 제구된 공에 삼진 2개와 함께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타율이 0.188까지 떨어졌던 시즌 초 부진을 단 하루 만에 씻어낸 완벽한 반등이었다.
나성범은 전날 경기에서 ABS의 코너 스트라이크 판정에 이례적으로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그는 아쉬운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야구하면서 그런 볼은 처음 봤다. 그게 스트라이크가 될 줄 몰랐는데, 체감상 너무 심했던 것 같다. 경기장 마다 똑같다고는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존이 조금씩 다른 느낌이라 타자들 입장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미세한 차이에도 타석의 운명 바뀌는 현실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는 결국 실력으로 그 벽을 뚫어냈다.
이날 나성범은 결을 살려 밀어치는 홈런으로 이날 타점 쇼의 정점을 찍었다. "밀어 치든 당겨 치든 좋은 타구가 나온 것에 만족한다"고 덤덤하게 말했지만,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다만 '지명타자' 역할에 대해서는 여전히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홈에서는 실내 연습장에서 몸을 풀 수 있지만, 원정은 공간이 없어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그는 "대기하다가 무산되는 경우도 있지만, 팀이 이기면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빨리 적응하려 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상대 팀으로 다시 만난 '전 동료' 선배 최형우에 대한 경외심도 잊지 않았다.
이틀 연속 홈런을 터뜨린 최형우를 보며 나성범은 "여전히 타석에서 위압감이 넘치는 대단한 선배"라고 치켜세웠다.
만약 우익수 수비에 나간다면 최형우를 어떻게 상대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무조건 뒤로 가야한다. 단타를 치는 타자가 아니지 않나. 장타를 막고 원히트로 막기 위해 최대한 뒤쪽에서 수비 포메이션을 잡을 것 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나성범은 팀의 고참이자 리더로서의 책임감도 드러냈다.
시즌 초반 타선의 답답한 흐름에 선수단 전체가 고민이 많았음을 고백하며, "투수가 힘들 때 타자가 힘을 내고, 타자가 힘들 때 투수가 막아주는 것이 한 팀"이라며 "야수들이 더 집중해 점수를 더 뽑아줘야 투수들이 편하게 던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슬럼프 탈출을 묻는 질문에 "아직은 공이 잘 보이는 정도"라며 말을 아낀 나성범.
하지만 챔피언스필드를 맹폭한 홈런과 5타점 맹타는 KIA가 그토록 '해결사'의 귀환을 알린 반가운 장면이었다. 나스타의 부활과 함께 KIA가 바닥을 찍고 강한 반등의 신호를 보낸 하루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