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우승반지 누락사건' 국제 망신

최종수정 2013-01-23 05:35

2011-2012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KGC 선수들이 힘차게 환호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KGC인삼공사의 방형봉 사장은 자사 홈페이지 인삿말에서 인간존중, 윤리적 기업의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으로 뻗어간다"고 역설했다.

KGC는 경영이념을 소개하는 코너를 통해서도 '바른기업'을 최우선으로 삼고 기본에 충실한 기업을 다짐했다.

홍삼 등 건강식품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기업은 신뢰와 정직이 생명이기 때문에 당연한 외침이다.

하지만 KGC는 자신이 운영하는 프로농구단을 들여다보면 머쓱해지게 생겼다.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은 커녕 국제적 망신을 사게 생겼고, 프로 스포츠 질서의 기본에도 충실하지 않았다.

요즘 국내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는 KGC가 치사한 구단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른바 '우승반지 누락사건'때문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현장서 회자되다가 이제는 국내 농구판에서 공공연하게 퍼졌다.

한 농구인은 "좀 창피스럽다. 용병들 사이에서 한국 프로농구가 의리없는 리그로 각인되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우승반지 누락사건'은 사실 별것 아니다. 하지만 망신스러운 일 임에는 틀림없다. 내막은 이렇다. KGC는 지난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구단 사상 최초로 우승했다.

모든 프로 스포츠에서는 챔피언에 오르면 기념으로 우승반지를 제작해 선수단과 프런트들에게 나눠주고 노고를 치하한다.

우승반지는 명예이자 영원한 기념품이어서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다. KGC도 다른 우승팀과 마찬가지로 단체 우승반지를 제작했다. 하지만 당시 용병이었던 크리스 다니엘스와 외국인 코치 스티브 영의 우승반지는 누락했다.

다니엘스는 지난해 챔프전 6경기에 거의 풀타임 출전(평균 38분49초)해 평균 16.2득점, 13리바운드로 일등공신이었다. 영 코치는 이상범 감독을 보좌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인물이다. 이들 둘은 이후 KGC와의 재계약에 실패해 각자 다른 해외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 다니엘스에게 1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우승반지가 지급되지 않은 것이다. 다니엘스와 영 코치로서는 서운한 마음이 들 만도 하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지인과 다른 용병들을 통해 입소문으로 '우승반지 누락사건'이 퍼졌다.

KGC는 이들 우승주역에게 우승반지를 지급할 의사가 아예 없는 듯하다. 구단 측은 "우승반지 제작 명단을 올리는 과정에서 실수로 누락된 것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엔 너무 어설프다. 감독, 코치, 선수는 물론 트레이너와 프런트 직원까지 포함된 명단에 핵심 인물이 빠졌다는 것은 일부러 제외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계약서에 명시된 보너스를 지급했으면 됐지 굳이 우승반지까지 줄 필요가 있겠느냐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계약서의 기본에 충실했을지는 몰라도 프로 마인드의 기본에서는 한참 이탈한 것이다.

2010∼2011시즌 우승할 때 다니엘스를 보유했던 KCC는 다니엘스가 곧바로 출국하는 바람에 우승반지를 제때 선사하지 못하자 2개월 뒤 캘빈 올드햄 외국인 코치에게 부탁해 미국에서 직접 만나 전해주도록 했다.

우승 경험이 많은 동부의 경우 선수단과 프런트는 물론 선수단 숙소의 주방 아주머니에게도 별도의 우승반지를 제작해 선물하기도 한다. 우승반지는 단체 제작이기 때문에 개당 80만∼100만원의 비용이 든다.

결국 돈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성의의 문제였다. 국내농구에서 뛰었던 용병들 대다수는 한국 특유의 인정에 반해 다시 한국행을 원한다. 하지만 KGC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상을 심어주는 바람에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농구인은 "평생 선수생활하면서 우승반지 1개도 껴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얼마나 많은가. 체육인들이 흘리는 땀을 소중함을 모르는 것같다"면서 "KGC는 소탐대실한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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