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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허 재 감독은 좀 다르다. 현역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KT 전창진 감독과는 다른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그는 2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전에 앞서 '공격 DNA'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지도자가 가르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타고난다는 의미.
허 감독이 부여한 의외의 자율성, 그 실체다.
그러나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악착같다. 박경상이 올 시즌 최부경과 함께 최고의 신인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있다. 허 감독은 "수비에서 잘못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꼼꼼히 지적한다. 김효범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더욱 혹독하게 조련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의 공격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수비와 프로적응의 마인드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공격력도 프로무대에서 모래성에 불과하다. 이 부분을 허 감독은 잘 알고 있다. 당연히 허 감독 특유의 '군기'가 박경상에게 투영돼 있다. 박경상이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프로무대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의 농구철학은 매우 간결하다. '이기는 농구'다. 허 감독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을 때 우려했던 슈퍼스타 출신 지도자의 거품이나 허영심은 없다. 오히려 선수자질을 직관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그릇, 자질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들어간다. 오히려 좋아한다. 그는 농담처럼 "성질은 더러워도 농구 잘하는 선수가 좋다"고 말하곤 한다.
의외의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는 그의 간결한 농구철학이다. 즉 선수가 가진 선천적인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능한 지도자다. 반면 기본기에 대해서는 너무나 엄격하다. 박경상이 대표적인 예다. 허 감독은 "아직 박경상은 수비나 게임리드는 멀었다"며 "올 시즌이 끝나고 죽었다고 봐야 한다. 모자란 수비를 강화하는 특훈을 할 것"이라고 했다. 게임리드 역시 허 감독이 강조한 득점력과 함께 타고나는 부분이다. 이 질문에 그는 "그래서 올 시즌 내내 계속 주전으로 내보낸다. (임)재현이에게 '(박)경상이를 키워야 하니까 출전시간이 좀 줄어들어도 이해해라'고 말까지 해놨다"고 얘기했다.
'당근과 채찍'의 조화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냉정하게 봐도 선수를 키우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실제 경기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경우가 많다.
논란이 있지만, KCC는 올 시즌 리빌딩을 하고 있다. 장기적인 구단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리빌딩이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음 시즌 KCC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다. 신인 빅3 중 한 명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고, 하승진이 다음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한다. 우승전력이 갖춰질 때, 허 감독이 부여한 의외의 자율성은 큰 힘이 돼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허 감독의 지도력이 만만치 않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