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승부는 막판에 갈릴 것으로 예상됐던 경기다. 양팀 사령탑은 경기 전 하나같이 서로에 대한 경계를 나타내며 "마지막에 가서야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역대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은 71.9%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따냈다. 아직 2승이 더 남아있긴 하지만, 확률상으로 보면 '7부 능선'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이날 모비스 승리의 수훈갑은 역시 라틀리프. 그는 3쿼터에 13득점, 4쿼터에 10득점을 기록하며 이날 총 27득점을 기록해 팀에 뒷심을 더했다.
라틀리프의 기용을 주저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전자랜드전에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자랜드에는 주태수나 한정원 이현호 등 수비력이 좋은 토종선수들이 많다. 라틀리프 스스로도 "전자랜드 선수들의 거친 수비가 힘들다"고 했었다.
그렇게 전반에 벤슨을 활용해 수비를 강화했던 유 감독은 후반에 접어들자 승부를 걸 필요성을 느꼈다. 수비로 어느 정도 성과를 본 만큼 결정은 결국 공력으로 달아나는 수밖에 없다. 고민끝에 다시 라틀리프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이 작전이 제대로 먹혔다. 2쿼터 내내 벤치를 지키며 몸을 졸였던 라틀리프는 코트에 나서자 한층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자랜드 수비진은 라틀리프를 막아내지 못했다. 게다가 4쿼터 초반 5분 동안 단 2점밖에 못넣으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날 전자랜드는 4쿼터에 리바운드를 한 개도 따내지 못했는데 이는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나오는 일이다. 승리를 거둔 유재학 감독은 "어차피 모든 전술은 정규리그에서 다 보여줬다. 2차전도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