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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한편의 잘 만들어진 '감동 드라마'같다.
경기를 치르면서 김태술 김성철 등 부상자들은 너무 많았다. 마지막 4차전에서는 두 외국인 선수 파틸로와 키브웨도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다. 한마디로 너무 잘 뛰었다. 힘과 체력의 차이로 SK에 패하긴 했지만, 코트를 누비는 KGC 선수들의 뒷모습에는 패배자의 그림자는 없었다. 여기에서 마지막 4차전 1분여를 남기고 은퇴를 선언한 은희석과 김성철이 투입되며 더욱 진한 느낌을 줬다.
두 명의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모두 공통된 의견. "4강에서 SK는 강하지 않았다. 부진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KGC 선수들은 확실히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노련했다. 즉 KGC가 승산이 있었다는 의미다. KGC가 패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파틸로의 부진과 선수들의 체력부담이었다.
때문에 힘에서 밀렸고, 결국 졌다. 즉, KGC 역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인 것은 2차전밖에 없었다. 이미 만신창이가 된 4차전에서는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지만, 프로는 냉정했다. 한마디로 역부족이었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KGC가 정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면 4차전 뿐만 아니라 시리즈 전체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파틸로를 살펴보자. 공격 개인기는 매우 좋은 외국인 선수다. 그런데 나머지 부분은 기량미달이었다. 이런 선수들은 정규리그보다 플레이오프 때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결국 파틸로는 플레이오프에서 많은 악영향을 미쳤다. '계륵'이라는 표현조차 아까울 정도로 좋지 않았다.
정규리그보다 훨씬 높아진 집중력. 압축된 수비조직력에 파틸로는 여전히 개인기를 앞세우는 구태의연한 플레이를 펼쳤다. 파틸로가 투입되면, KGC의 좋은 조직력이 흐트러졌고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줬다. 최소 4차전에서 끝낼 수 있었던 6강 시리즈를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쳐야만 했다. 4강에서도 보탬이 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이런 한계에 대해 KGC 이상범 감독과 노련한 KGC 선수들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해결방법을 찾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교체, 트레이드 등에 대한 구단 수뇌부의 의지는 거의 없었다.
오리온스가 조셉 테일러를 플레이오프 직전 교체하고, 모비스와 전자랜드, SK 등이 적극적으로 트레이드를 모색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물론 올 시즌 경희대 '빅3'를 차지하기 위해 LG(로드 벤슨 모비스 트레이드)와 KCC(코트니 심스 SK 트레이드)가 쉽게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를 했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KGC의 너무나 소극적이었던 전력강화에 대한 변명이 될 순 없다. 오히려 이런 논리는 위험하다. 전력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구단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KGC 구단의 마인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구단 투자에 대해 소극적이다. 지난 시즌 우승을 했을 때, 많은 선수들이 연봉인상이나 우승 인센티브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KGC는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성적향상보다는 구단운영을 통한 사회공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KGC는 호화멤버다. 지난 시즌 오세근을 비롯해 양희종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 등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한 전문가는 "현재 프로농구 시스템에서 도저히 구성할 수 없는 국내라인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들이 이런 호화 라인업을 갖춘 것은 적극적인 투자가 아니었다. 투자 대신 두 시즌의 성적을 포기하고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로 얻은 신인 지명권과 즉시 전력감 선수를 내주고 받은 트레이드 카드때문이었다.
비정상적이지만, 너무나 전략적이었던 방법으로 그들은 호화멤버를 구축했고, 지난 시즌 결국 챔프전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 시즌 오세근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여전히 강했던 KGC다. 김태술 이정현 양희종 라인업은 1~3번 라인에서 국내 톱클래스 수준이다. 그런데 여전히 KGC는 구태의연한 소극적인 투자방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결과 플레이오프에서 경쟁할 모비스, SK, 오리온스 등이 시즌 중 전력보강에 성공했지만, KGC는 플레이오프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지적됐던 '파틸로 딜레마'에 대해서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KGC가 4강에서 SK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오리온스를 4차전 이전에 잡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하지만 결국 5차전 혈투를 치렀다. 그 와중에 김태술과 이정현 김성철 등이 잔부상을 입었다.
결국 4강에서는 만신창이가 된 채 경기를 치를수 밖에 없었다.
시즌 중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전력보강을 통해 철저히 준비했다면 6강에서 체력적인 데미지를 받지 않은 채 4강에서 SK와 충분히 더 좋은 시리즈를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공백을 메운 것은 선수들은 눈물겨운 투혼이다. 거꾸로 말하면 KGC 선수들이 불꽃투혼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KGC 구단의 소극적인 투자가 만들어낸 슬픈 현실이었다.
다음 시즌 오세근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 KGC는 또 다시 우승전력이 된다. 하지만 구태의연한 KGC 고위수뇌부의 구단운영이 계속된다면, 그들의 정상탈환은 쉽지 않다. 승부의 세계는 그렇게 얄팍하지 않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