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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월드컵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농구가 위기라는 의식이 강했다."
유재학 감독은 가장 먼저 취재진 앞에 섰다.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감격스럽다"며 입을 연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신장이 비슷하더라도 몸싸움에서 밀리는 등의 부분은 존스컵에서의 경험이 많이 도움됐다. 진천에서 연습했던 부분이 마닐라에서 잘 나온 것 같다. 두 달 동안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고 밝혔다.
부담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농구월드컵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한국농구가 위기란 의식이 강했기에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헤쳐나가자는 의지가 강했다"고 털어놨다. 곳곳에서 지적받고 있는 농구의 위기, 대표팀 사령탑에겐 큰 짐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약이 됐다. 유 감독은 "최근 침체된 농구 분위기가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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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 역할을 하면서 대표팀을 이끈 김주성은 "한국농구에 그동안 비가 많이 왔는데 그 비가 그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비를 그치게 하려고 죽기 살기로 했는데 죽지 않고 좋은 결과가 있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번 대표팀은 신구조화가 좋았다. 김주성 양동근 등 프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에 김민구 김종규 등 대학생들까지 고른 활약을 보였다. 김주성은 "고참부터 막내들까지 잘 어우러진 것 같다.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농구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주성은 대표팀을 이끈 유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밝혔다. 그는 "3년 전에도 대표팀에서 함께 했는데 준비과정부터 워낙 뛰어난 전술과 전략을 보여줘 선수들이 잘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주성은 대만전 승리 이후 눈물을 흘린 데 대해 "16년 묵은 체증이 풀린 것 같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벅찬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아마 최강전도 있고, 정규시즌도 있는데 농구 인기를 더 끌어올려 응원하는 분들이 많이 생기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며 농구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대학생임에도 선배들에 밀리지 않는 슛 감각을 자랑하며 베스트5에 선정된 김민구는 취재진의 관심이 여전히 얼떨떨해 보였다. 김민구는 "기분이 너무 좋다. 처음 대표팀에 뽑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개인적으로도 상을 받았다. 주목받는 선수가 돼 기분 좋고, 내년에 대표팀이 농구월드컵이 열리는 스페인에 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민구는 프로에서 뛰는 쟁쟁한 선배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그는 "슛을 과감히 쏘지 못했는데, 이젠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조)성민이형한테 많이 배웠다"며 "내 스스로 끝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나도 몰랐던 특기를 발견했다"고 했다.
김민구는 이번 대회 맹활약으로 오는 10월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김민구는 "아직도 얼떨떨하다. 많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부담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좋다. 더 열심히 해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공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