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니갱망] 삼성 주희정 "힘도 못 써보고 졌다"

기사입력 2016-02-25 21:28


삼성 주희정은 자신을 통렬히 비판했다. "정말 못했다. 잘 추스려서 2차전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사진제공=KBL

이 코너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경기다. 빛과 그림자가 명확히 갈린다.

'니갱망'이란 단어는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다. 강을준 감독이 LG 사령탑 시절 작전타임 때 자주 얘기했던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의 줄임말이다. 최근에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를 지칭하는 단어로 폭넓게 쓰인다.

패자를 폄훼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승자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지만, 독자가 궁금한 패자의 변명도 알려주자는 취지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절체절명의 경기에서 주요한 선수의 부진, 찰나의 순간 실수는 패배로 직결된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플레이오프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할 정도의 선수는 모두가 인정하는 기량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실수를 교훈삼아,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KGC의 플레이오프 6강 1차전 '오늘의 니갱망' 주인공은 삼성 주희정이다.

삼성은 완패했다. 할 말이 없는 패배였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대패했다. 71대96으로 패했다. 패배의 원인은 가드진의 차이였다.

KGC의 강한 압박에서 삼성의 가드진은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이 흐름이 KGC의 원활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사실 삼성의 마지막 마지노선은 주희정이었다. 올해 한국나이로 40세인 그는 올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24분27초를 뛰면서 평균 5.52득점, 3.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그도 KGC의 강한 압박을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2쿼터 바이얼레이션과 실책이 이어졌다. 그는 15분3초를 뛰면서 1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그쳤다. 2쿼터 이후에는 체력안배 차원에서 벤치에 앉아 있었다.

노련한 주희정에 대한 기대. 하지만 KGC의 박찬희 김기윤 등 젊은 가드들의 활동력은 무시무시했다.

단지, 주희정만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삼성 가드진의 균열은 그가 버텨주지 못하면서 발생된 것도 사실이다.

주희정은 경기가 끝난 뒤 "압박 수비에 많이 밀렸다. 강점인 오펜스 리바운드에서도 많이 우위를 못 보였다"며 "나를 비롯한 가드진도 실책을 많이 했다. 외곽 수비도 못했고, 한마디로 힘도 못 써보고 졌다"고 철저하게 자신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다시 추스려야 한다. 문제점이 뭔지 고민하고, 2차전에서 다른 모습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안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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