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틀리프는 로드를 춤추게 한다?
사실 센터로서의 능력치와 활용도를 놓고 보면 냉정히 라틀리프가 로드에 근소한 우위를 점한다. 국내 10개팀 감독 모두에게 '앞선 선택권이 있다면, 두 사람 중 누구를 택하겠느냐'라고 하면 십중팔구 라틀리프가 선택될 것이다. 화려함은 로드가 앞서지만 공-수 안정성과 몸싸움 등에서 라틀리프가 더 낫다. 몸이 커도 스피드에서 크게 뒤지지도 않는다. 여기에 로드는 시즌 중반 불의의 사고로 여동생을 잃으며 슬럼프에 빠졌었다. 정규리그 종료 시점이 다가오며 조금씩 살아나는 듯 했지만 그 후유증은 상당했다. 그런 가운데 로드가 라틀리프를 상대로 투혼을 발휘하며 1차전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수비에서 어떻게든 막아보려 기를 쓰는 모습이 보였고, 1대1 공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메이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시작 전 일찍부터 외곽슛 연습에 집중했는데, 골밑에서 힘으로 라틀리프를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이날 경기 초반 로드의 연속된 외곽포에 라틀리프가 흔들렸다.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발휘한 로드. 로드와 라틀리프의 관계가 재밌다. KGC 관계자는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센터 대결에서 라틀리프의 우세를 점치는데, 우리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로드가 라틀리프만 만나면 힘을 낸다. 지켜보라"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이제 한국이 친숙하다. 라틀리프는 2012~2013 시즌부터 울산 모비스 피버스에서 뛰며 최고 외국인 센터로 우뚝 섰다. 2010~2011 시즌부터 뛴 로드는 KBL 선배다.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도 묘한 경쟁 심리가 있다고 한다. 라틀리프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도, 자신이 더 강한 선수라고 자부하는 로드 입장에서는 라틀리프만 만나면 기를 쓰고 경기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KBL 최고 센터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