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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를 4강 플레이오프로 이끈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은 '반전의 사나이'다.
그의 첫 번째 반전은 미국에서의 커리어를 뒤로하고, KBL 무대에 코치로 부임한 것이다. 덴버 너게츠와 모교인 네바다 주립대학, 밀워키 벅스 등에서 코치 생활을 하던 오그먼은 2018~2019시즌 KCC에 코치로 부임한다. KCC는 오그먼이 코치로서 추승균 전 감독을 잘 보좌하며 특히 외국인 선수들을 전담 관리해주길 기대했다.
그런데 시즌 개막 후 KCC가 예상 밖으로 부진에 빠지며 위기가 생겼다. 급기야 추 전 감독이 시즌 초반인 지난해 11월 15일에 자진사퇴 형식으로 감독직을 내려놓기에 이르렀다. KCC는 당시 오그먼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다. 이미 시즌이 시작된 뒤라 새 감독 영입이 어려웠던 상황이라 당시로서는 그나마 최선의 선택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승부처의 대응이 중요한 플레이오프 단기전을 앞두고도 오그먼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그먼 감독은 정규리그에 잘 활용하지 않던 '하승진 카드'를 적극 활용한 끝에 노련한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을 꺾고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결과로 모두 지워버렸다.
이제 KCC는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한 리그 최강팀 울산 현대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 평가로는 현대모비스가 앞선다. 하지만 결과는 나와봐야 아는 법이다. 정규리그에서 KCC는 현대모비스와 3승3패로 호각을 이뤘다. 만약 오그먼 감독이 4강에서도 놀라운 반전을 이끌어낸다면 그의 재계약 당위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오그먼 감독이 과연 다음 시즌에도 KCC를 이끌게 될 지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진다. 사실 지금까지의 성과만 보면 재계약을 하는 게 상식이다. 코치였다가 감독 대행으로 부진한 팀을 이어받아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농구 팬들의 여론도 오그먼 감독의 잔류에 매우 호의적이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일단 KCC 구단의 태도다. 외국인 감독이 아닌 국내 감독을 선호할 수도 있다. 또한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 오그먼 감독의 개인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 NBA나 미국 대학 쪽에서 오그먼 감독에게 영입 제의가 온다면, 다시 돌아가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크다. KCC와 오그먼 감독의 동행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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