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페이크 파울 2라운드. 한국농구연맹(KBL)이 지난 9일 발표했다. 총 47건을 심의, 24건을 적발했다.
▶최고의 물아일체=11월2일 DB와 삼성의 경기. 김태술의 스틸 도중, 이관희의 온 몸이 무너졌다. 볼을 쳤을 뿐인데, 그대로 몸 전체가 쓰러졌다. 이관희는 공과 몸이 한 몸이 된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른 게 틀림없다. 수많은 연습과 고민으로 공과 몸이 일체의 경지에 이르렀다. 역시 프로다.
▶최고의 '어렵지 않아요'=11월7일 전자랜드와 모비스. 이대성의 현란한 드리블을 차바위가 커트. 여기까지는 훌륭했다. 이대성은 곧바로 뒤에서 공을 걷어내면서 가까스로 속공을 방지했다. 이때, 차바위는 가볍게 한 손을 들어올리며 일상적 페이크를 시전. 어렵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페이크, 하루면 차바위만큼 한다.
▶최고의 이중점프=11월10일 KGC와 오리온전. 이현민이 상대 가드의 골밑 돌파 수비 도중 충돌. 그대로 날아갔다. 정말 무슨 일 있는 줄 알았다. 이현민은 강인한 하체를 이용, 상대가 팔로 약간 밀자 스프링처럼 하늘을 나는 우아한 이중 점프를 선보였다. 관중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로 농구장에서 체조를 보여주겠다는 굳은 신념이 느껴졌다. 신박한 크로스 오버. 연기 점수 10점 만점의 10점. 공격자 파울까지 얻는 일거양득의 플레이.
▶최고의 '행패'=11월17일 최부경은 골밑 돌파 도중 이미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돌진했다. 볼은 이미 떨어지는 상황. 빠른 순간 판단이 돋보였다. 옆의 수비수를 감각적으로 느낀 최부경은 그대로 대자로 공중부양하면서 플라핑. 그리고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심정으로 공까지 발로 걷어찼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극단으로 치달았다. 무한도전 정형돈이 보여준 '주사'장면과 비슷.
▶최고의 I'm Back=11월17일 KCC와 삼성의 경기. 이정현이 속공 상황에서 3점슛을 시도. 김동욱의 블록슛에 걸렸다. 그러자 이정현은 그대로 목을 꺾으면서 쓰러졌다. 찰나의 순간. 빠른 상황판단과 실행력. 역시 그의 동작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가 돌아왔다. I'm Back.
▶최고의 젊은 피=1라운드 페이크 파울의 우승팀 DB.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1라운드 지명한 신인 이윤수. 11월15일 DB와 KGC전. 김철욱과 가벼운 접촉. 그런데 팔을 벌리며 뒤로 통통통 넘어지는 제스처를 취했다. 역시 신인이었다. 노련한 경험이 부족했다. 어설펐다.
▶최고의 자폭=페이크의 3대 전통. 만세 부르기, 목 꺾기, 그리고 자폭하기. 2라운드에서는 이원대가 가장 돋보였다. 11월3일 전자랜드와 LG. 자리다툼 과정에서 이원대는 그대로 밀려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원대 존'에는 만유인력의 법칙은 없었다.
▶최고의 전통 계승=2라운드에서 만세 동작은 많았지만, 극적이지 않았다. '3.1절 독립운동' 느낌이 나는 만세는 눈에 띄지 않았다. 그 중 가장 탁월한 만세 페이크는 이관희. 11월16일 전자랜드전에서 컷 인 후 들어가는 동작에서 볼을 뺏기자 주저없이 만세. 좀 아쉬웠다. 절실함이 부족했다. 페이크 직전 순간적 '몰입도'를 연마할 필요가 있다. 이 와중에 이관희는 2관왕.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