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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체용병 아닙니다. 정원 추가요."
정규리그 15경기를 남겨놓고 우승을 노리는 KCC 입장에서는 중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KCC가 라건아 공백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였다.
이런 가운데 KCC는 디제이 존슨(28·2m)을 영입한다고 지난 10일 깜짝 발표했다. 이미 입국했고 16일 자가격리를 마쳤다. '계획'이 다 있었던 셈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라건아 보유 팀에 한해 외국인 선수 2명을 더 영입할 수 있다. 다만 전력 쏠림을 막기 위한 조건이 있다. 용병 샐러리캡에서 기존 상한선(70만달러)을 적용받는 게 아니라 라건아 외 1명은 35만달러, 2명은 42만달러까지 쓸 수 있다. 또 총 3명을 등록하더라도 타팀과 똑같이 1명 출전이다.
추가 1명을 보유할 필요가 없었던 KCC는 대체 불가능한 라건아의 공백 비상 상황을 맞자 추가영입 카드를 찾은 것이다. 데이비스를 보유한 터라 존슨에게 지급할 연봉 한도는 많지 않다.
하지만 때마침 존슨은 무적 신세로 놀고 있었고, 코로나19까지 겹쳐서인지 이른바 '단기 알바'라도 뛰겠다고 한국행을 택했다. 지난 2018∼2019시즌 한국을 경험했던 터라 코로나19 시대에 그나마 안전한 곳이 한국이란 사실도 잘 안다.
일시교체가 아니기 때문에 존슨에겐 혹시 모를 가능성도 있다. 구단은 존슨의 경기력이 괜찮다고 판단되면 라건아가 빠지는 5경기만 쓰고 보내는 게 아니라 계속 보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규리그 막판에 이어 플레이오프에 들어가서 어떤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KCC 관계자는 "존슨은 활동량이 많고 적극적인 골밑 싸움과 궂은일을 볼 때 라건아의 공백을 방치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존슨은 '라건아 땜질 전문'이란 기묘한 인연을 또 만들게 생겼다. 2년 전 현대모비스에서 뛸 때 라건아 대체용이었다. 당시 라건아를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는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단신자 섀넌 쇼터, 장신자 존슨을 선발했다. 단신-장신 외국인 선수 제한이 있던 시절이라 존슨은 라건아의 백업으로만 뛰었다.
결국 18경기 평균 7분4초밖에 뛰지 못하면서 4.2득점-3.2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4라운드 종료 뒤 아이라 클라크와 교체돼 한국을 떠났다. 이후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 우승-챔피언 등극의 금자탑을 달성했다. KCC에서 다시 만난 라건아와 존슨. 이번엔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까.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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