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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이제는 설교수다.'
▶클래스의 실체
2012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21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된 그는 총 5시즌 동안 269경기에서 주전으로 출전, 평균 10.8득점 7.5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자가격리 기간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긴 중국리그 진출을 거부한 그는 KBL에 입성했다.
6경기에서 평균 27분57초를 뛰면서 평균 26.5득점, 11.7리바운드, 1.5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23일 KT전에서는 39분59초를 뛰면서 무려 41득점을 폭발시켰다. 18개의 리바운드.
게다가 21일 전자랜드전에서는 만만치 않은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전자랜드 모트리와의 맞대결에서 한 수위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28득점, 팀의 97대77, 완승을 이끌었다.
자가 격리 여파로 아직까지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상태. 어떻게 그는 6경기 만에 KBL '접수 모드'로 들어갔을까.
2m4의 장신. 하지만 운동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순발력이나 점프력은 최상급은 아니다. 오히려 어중간한 모습이다.
하지만, 슈팅 능력은 탁월하다. 3점슛 성공률 44.1%, 야투 성공률 54.5%를 기록 중이다. 파워가 좋다. 2가지 탁월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장점만으로 그의 특출함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설린저가 가장 무서운 것은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경기를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팀이 원하는 곳에 그가 있다. 공격 시, 팀동료의 움직임을 정확히 봐 준다. 2대2 상황에서 픽&롤, 픽&팝을 적재 적소에 구사하며, 더블팀이 들어올 경우, 오픈 찬스를 정확히 봐준다.
때문에 경기를 물 흐르듯 풀어나갈 수 있다. 파워 이용을 극대화한다. 자신의 실린더 영역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공간을 만들고 확률높은 슛을 구사한다.
수비 시, 상대 장점을 짧은 시간에 정확히 파악한다. 3점슛이 좋은 가드(전자랜드 김낙현, KT 허 훈)들이 2대2 공격 시 헷지를 적절하게 구사하고, 자신의 마크맨을 찾아들어간다. 순간 스피드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유효 적절한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 맥을 끊는다. 즉, 경기를 읽는 능력이 한 마디로 한 수 위다. KGC 팀 동료들은 편하게 농구를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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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린저의 탁월함은 '리드 앤 리액트(read and react)'에서 나온다. 경기를 읽고, 순간적 대처 능력이 그만큼 빠르다.
상대 강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좋은 농구 센스로 맥을 짚는다. 공수에서 모두 그렇다.
예를 들어, 헷지(2대2 공격 시 스크리너가 상대 메인 볼 핸들러의 스크린 이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깊숙히 방해하는 동작)을 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정확히 구분한다.
또 슛을 쏴야 할 때와 팀 동료를 이용해야 할 때를 정확히 구분한다.
더블팀이 들어오면 비어있는 팀동료에게 정확한 타이밍에 패스가 나간다. 순간적 오픈 찬스나, 공격 제한시간에 걸렸을 때는 자신의 슛을 책임진다. 이 판단이 명확하다.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은 단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경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많이 생각하고, 거기에 따른 대처법을 고려하기 때문에 나오는 능력이다.
따라서, 설린저의 플레이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슛 셀렉션이 상당히 좋고, 상대 공수 대처에 따라 다양한 대응법이 나온다.
여기에 바탕이 되는 것은 기본기다. KT전에서 설린저는 상대 파울을 많이 유도했다. 자신의 실린더를 지키면서 파워를 유지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물이다. 즉, 움직임 자체가 기본기에 충실하다.
12개의 자유투를 모두 넣었다. 탄탄한 기본기와 자신의 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리드 앤 리액트'. 그리고 거기에 따른 정확한 슈팅 셀렉션과 팀 동료 활용의 극대화. 설린저의 클래스가 다른 이유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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