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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 중 하나는 '2년차 징크스'(소포모어 징크스)이다.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맞은 데뷔 시즌에서 겁 없이 달려들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이후, 다음 시즌에서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엄밀히 말하자면 2년차 선수들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팀 사정으로 인해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차고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친 후 올해도 2년 연속 이 기세를 이어갈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기에 그렇다는 얘기다.
아직 1라운드가 끝나지 않았고 이제 4경기를 치른 것에 불과하지만 두 선수는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음을 이날 경기에서도 그대로 보여줬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베테랑 듀오 박혜진 김정은이 번갈아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빠졌고, 최이샘마저 무릎 부상으로 자주 이탈하면서 이들은 시즌 전 경기에 나와 커리어 기대치를 뛰어넘는 플레이 타임을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박지현은 국가대표로 도쿄올림픽과 여자농구 아시아컵을 연달아 다녀온 후 체력 저하와 컨디션 난조, 여기에 발등 부상까지 겹치면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해 개막전 이후 3경기만에 이날 선발로 나섰지만 31분여를 뛰는 동안 5득점-4리바운드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김진희는 이날 13분여밖에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고, 2득점-1어시스트에 그쳤다. 특히 김진희는 시즌 개막전인 하나원큐전에서 7개의 3점포를 시도, 단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며 아예 상대팀에서 외곽슛 수비조차 붙지 않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박지현의 경우 대표팀에서 실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밸런스가 깨져서 마치 데뷔 첫 시즌처럼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를 하고 있다. 본인도 답을 찾지 못해 답답할 것이다. 이제 시즌 시작이니 조급하지 않게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고 "김진희 역시 아무래도 지난 시즌보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밸런스를 못 찾는 것 같다. 그래도 이미 가능성을 입증한 선수이니 계속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선수가 빨리 제 페이스를 찾아야 팀의 올 시즌 성적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3년 이상 꾸준하게 제 역할을 해야 A급 선수라 부를 수 있다. 아무래도 주전이 되니 수비가 집중되기도 하고 본인에게 걸린 기대감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스스로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고 단언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