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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우리가 잘 하던 걸 하겠다."
하지만 챔피언결정 5차전에 임하는 김상식 KGC 감독과 전희철 SK 감독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이 차이는 단순히 5차전 때만 나타났던 게 아니다. 1차전부터 시리즈 내내 이어져 온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승리를 따내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동원하느냐에 대한 차이다.
전희철 SK 감독은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했다. 정규시즌 때의 데이터와 현재 상대 선수들의 컨디션과 상대의 주요 전술들을 분석한 뒤 몇 가지 대응책을 그때그때 다르게 들고 나왔다. 그는 때로는 '변칙', 때로는 '꼼수' 때로는 '덫'이라고 표현하는 방식을 언급했다. KGC의 공격과 수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SK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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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둘 중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할 순 없다. 그저 승부와 농구에 대한 철학의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이런 차이는 결과로 명확하게 입증된다. SK는 불리한 체력과 전력을 날카로운 맞춤 전술로 커버했다. KGC는 전력상의 우위를 전혀 살리지 못하며 SK의 여러 작전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한발 늦는 모습을 보여줬다. 변준형과 문성곤, 박지훈 등 핵심 선수들은 나란히 부진에 빠졌다. 결국 5차전은 66대60. SK가 3승2패로 시리즈를 리드하게 됐다.
'잘 하는 걸 하겠다'는 김 감독의 방식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상대의 방해전술이나 속임 전술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도, 꾸준히 '늘 하던 것'을 강조하는 전략은 어딘지 답답해보인다. 물론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 감독이 이런 방식으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이건 '뚝심'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SK에 끝내 우승을 내준다면 그건 뚝심이 아닐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