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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무적' KCC가 '부활' 한국가스공사를 제물로 시즌 최다연승 타이를 수립했다.
이로써 KCC는 7연승을 기록, '무적 행진'을 진행형으로 만들었다. 올 시즌 7연승은 1위 원주 DB가 1라운드때 기록한 최다연승과 타이기록이다. 이날 승부는 얄궂게 엇갈린 운명의 대결이기도 했기에 흥미가 더했다. 현재의 KCC 연승 행진 시발점은 '12·12 혈투'라 불리는 시즌 최고의 명승부였는데 상대가 한국가스공사였다. 지난 12일 한국가스공사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처음으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3대88로 승리한 것이 연승의 시작이었다. 당시 한국가스공사는 시즌 첫 3연승 도전에 실패했고, '퐁당퐁당' 행보를 하던 KCC는 패배를 모르는 질주를 하게 됐다.
12월 들어 9승1패 '슈퍼팀'의 위용을 회복한 '무적' KCC, 아직 리그 9위지만 3라운드 들어 승률 4위로 '부활' 중인 한국가스공사. 다시 연승에 도전하는 한국가스공사가 KCC의 파죽 행진을 저지하며 파란의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할지가 주요 관전포인트였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마스 휴일까지 겹치면서 대구체육관은 올 시즌 자체 최다 관중(3218명)을 기록할 정도로 경기 시작 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이런 관중 열기에 부응하려는 듯, 올 시즌 맞대결 1승1패로 팽팽했던 두 팀의 세 번째 대결은 초반부터 제법 화끈했다. 1쿼터 초반 한국가스공사가 박지훈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이대헌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9-2로 달아나며 홈팬들을 먼저 즐겁게 했다.
1쿼터 초반의 우세를 지키지 못한 아쉬움도 잠시, 2쿼터 대구 홈팬들은 다시 열광했다. 최근 상승세 분위기를 대변하듯, 한국가스공사의 투지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쿼터 초반 2점 차(22-24)까지 맹추격했던 한국가스공사는 한때 33-44로 멀어졌다가도 쿼터 막판까지 맹추격을 이어가며 42-48, 달아나려던 KCC의 발목을 잡는데 성공하며 전반을 마쳤다.
한국가스공사의 매서운 추격전은 3쿼터 4분여 만에 50-50 동점에 성공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이후 육탄전에 가까운 혈투였다. 리바운드나 골밑 위치 선정 과정에서 선수들간 몸싸움과 신경전이 끊이지 않았고, 최준용과 송교창은 코트에 쓰러져 나뒹굴었다. 최준용은 이대헌의 슛을 수비하다가 턱을 맞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송교창은 레이업 성공 이후 뒷목을 잡고 쓰러려 KCC 벤치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렇게 치열한 추격전 끝에 KCC는 여전히 더 멀리 달아나지 못한 채 4쿼터를 맞았다. 4쿼터 '뒷심이 강해진' KCC의 본능을 선도한 이는 이승현이었다. 그동안 경기력 난조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승현은 쿼터 초반 연속 3골(6득점)로 두 자릿수 점수차 리드를 이끌었고, 중반에 상대가 4점 차로 추격할 때에도 연속 미들슛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허웅과 최준용의 3연속 3점슛 합작을 등에 업은 KCC는 맹추격을 뿌리치고 7연승을 향해 달혔다. 이승현은 4쿼터에만 10득점을 포함, 17득점-2리바운드로 팀 내 최고 활약을 했다.
서울 SK는 서울 삼성을 89대74로 완파하고 6연승을 질주하는 대신 삼성을 4연패에 빠뜨렸고, 선두 원주 DB는 울산 현대모비스를 102대92로 잡고 3연승을 달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