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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안준호 감독(69)의 화법은 유려하다.
일본은 세대교체 중이다. NBA 서머리그에 뛰고 있는 카와무라 유키, 바바 유다이를 비롯, NBA에서 뛰고 있는 하치무라 루이, 전 NBA 리거 와타나베 유타, 베테랑 토가시 유키, 히에지마 마코토 등이 이번 평가전에서 출전하지 않았다. 풀 전력은 아니었지만, 주전 센터이자 귀화선수 조시 호킨스, 차세대 슈터 아키라 제이콥스 등 차세대 일본 농구를 이끌어 갈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NCAA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다수였다.
한국은 1, 2차전 모두 압도했다. 1차전 91대77, 2차전 84대69로 승리를 거뒀다.
단, 안준호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리바운드에서 열세를 보이면 아시안컵에서 희망이 없다'고 질책했다. 2차전이 끝난 뒤 칭찬 모드로 변신했다. 단, 절박함은 여전히 있었다.
'굶주린 늑대처럼 리바운드에 달려들어 달라고 했다. (아시안컵에서) 호주, 레바논, 카타르를 상대해야 한다. 죽음의 조다. 죽음의 조에서 죽을 건가, 살아서 전설이 될 건가를 스스로 선택하라고 했다'고 했다.
사실 틀린 말이 없다. 리바운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여준석 이현중 등 해외파가 가세했지만, 평균적 높이는 열세다.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팀 리바운드 참여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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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이현중의 살신성인으로 대표팀 분위기는 강력하다. 수비에 집중하고 있고, 팀 플레이에 대한 분위기가 최고조다. 여준석을 비롯해 이정현 이승현 안영준 정성우 등 모든 선수들이 팀 퍼스트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현 대표팀의 최고 장점이다.
단, 현실은 냉정하다. 유럽파들이 대다수 포진한 호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이 있고, 귀화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한 중동과 필리핀도 넘기 쉽지 않은 벽이다.
한마디로 객관적 전력이 떨어진다. 한국은 강력한 활동력과 강한 로테이션, 그리고 조직적 팀 플레이로 난관을 뚫으려 하고 있다. 안준호 감독의 리바운드 강조는 높이의 약점을 이런 장점들로 메우려는 시도다. 하지만, 상대도 가만히 놀고 있진 않는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아시안컵에 나선다.
1, 2차전 평가전에서 공격 루트의 다양함은 고무적이다. 이현중 이정현 여준석이 모두 볼 핸들러 역할을 가져가면서 슈팅 찬스를 노렸고, 일정 성공을 거뒀다. 단, 아시안컵에서 만나는 팀들은 레벨이 1~2단계 더 뛰어나다. 뛰어난 높이를 자랑하는 경쟁팀들은 스위치 디펜스를 통해서 한국 공격을 제어하려 할 것이다. 이 경우, 이현중과 이정현의 개인 능력에 의존해야 하는 세트 오펜스 딜레마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수비에서도 리바운드를 강조하고 있지만, 높이의 열세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귀화 선수'는 필수다. 대표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 최적의 방안.
한국 농구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