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의 주연배우로 당당히 돌아왔다. 배우 배두나는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감독이 연출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주연을 맡았다. 약 500년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 영화에서 1인 3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인상적인 연기였다. 큰 무대에서 날개를 마음껏 펼쳤다. 바쁜 영화 홍보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배두나의 표정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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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해주시는데 제가 뿌듯한 건 조금 다른 면에서 뿌듯한 것 같아요. 저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작품에 캐스팅된 건 제가 10여년 동안 연기하면서 얻어진 이름 때문이 아니거든요. 제가 혼자 오디션을 보고 현지에서 적응하려고 아등바등해서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어요. 저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은 작품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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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영어 외엔 어려운 게 별로 없었다"며 웃어 보였다. "일본 영화 두 편을 해서 낯선 곳에서 촬영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비교적 적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적응해나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터. 그녀는 "일본은 이웃나라이기 때문에 동양적인 사고방식이 많은데 할리우드는 문화적으로도 적응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일단 제 자신을 낮추는 것에 그들이 적응을 못해요. 저는 제가 10 중에 8 정도를 할 줄 알아도 나머지 2를 못하면 못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들은 그걸 겸손이라 보지 않아요. 또 처음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의 문화도 저에겐 어색했어요. 우린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 얘길 들어주는 게 예의라 생각하는데 서양에선 어떻게든 말을 많이 시켜야 되더라고요. '나와 얘기하기 싫은가 보다'라고 오해를 심하게 하더라고요."
그랬던 그녀가 완벽히 적응했다. 짐 스터게스, 벤 위쇼 등 함께 촬영한 또래 배우들과 허물 없는 사이가 됐다. 처음엔 서양식 인사인 볼 뽀뽀도 어색했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한국에서도 가끔 누군가 만나면 반가워서 저도 모르게 포옹을 하려고 해요. 인사만 하니까 너무 허전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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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톱스타들과 함께 일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들의 '소박함' 때문이었다. 국내에선 연예인 한 명이 움직이면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등의 식구들이 스케줄을 함께 소화한다. 하지만 '대군단'을 거느리고 다닐 것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은 오히려 그렇지 않았다는 것. 배두나는 "우리나라 배우들이 오히려 '나 배우야'라고 하는 게 있고, 그들은 더 소박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들 현장에선 그냥 이웃집 아저씨 같아요. 휴 그랜트도 영국에서 그냥 혼자 오고, 휴고 위빙도 부인과 단둘이 왔고요. 호텔에서 배우들이 다같이 묵었는데 로비에서 그냥 다들 편하게 지냈어요. 톰 행크스와 할리 베리처럼 파파라치가 너무 많은 스타들도 보디가드 1명, 매니저 1명이 다였어요."
그녀는 "그래서 혼자 가길 진짜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친해지기도 쉬웠고요. 다 친구 같았어요"라고 덧붙였다.
배두나의 다음 행보가 궁금했다. 할리우드에서 성공적인 첫걸음을 뗀 만큼 해외 활동에 집중하지 않을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어디서든 할 수 있겠죠. 저에게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할리우드에 '간 것'이 아니라 '갔다 온 것'이에요. 일본 영화도 '갔다 온 것'이고요. 저는 본진이 한국이잖아요. 한국영화에서 편하게 할 때 더 좋은 연기가 나오니까 배우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죠."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