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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까지만 해도 '나쁜 남자 전성시대'였다. 때문에 무심하고 시크한 '바람둥이' 캐릭터들이 방송가에도 많이 등장했다. '나쁜 남자'라는 제목의 드라마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올해 들어 '확' 바꼈다.
MBC '나혼자 산다'는 노총각 기러기 아빠 등 혼자사는 남자들의 어설픈 생활을 엿보는 컨셉트이고 KBS2 '인간의 조건'은 남자 개그맨들이 문명의 이기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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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나쁜 여자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에는 '나쁜'의 함축된 의미가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 연예가에서 '나쁜 여자'라는 단어는 '나쁘다'는 본 의미보다 '강한 여자'라는 의미처럼 쓰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여권이 신장된 것을 방증한다는 식상한 설명 말고도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보다는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여자'가 당당해지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로 섹시나 청순을 컨셉트로 하던 가수들이 강한 여성이라는 컨셉트에 부가적으로 섹시나 순수를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반면 남성들은 허술함을 웃음의 주요 코드로 삼고 있다. '고문관'형 캐릭터가 인기를 모으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권위적인 남성상은 더이상 여성들에게 인정 받기 힘든 세상이 됐다. 차라리 뭔가 부족한 듯한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더 호응을 얻는다"며 "최근 소비의 주체는 대부분 여성이다. 이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으려면 여성은 더 강해져야 하고 남성은 더 허술해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연예가도 이제 권위적인 남성과 수동적인 여성들에게 '웃픈' 세상이 된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