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 시대, '포스트 김혜수'는 왜 없을까?

최종수정 2013-07-05 07:40

배우 김혜수.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5.29/

"'포스트 김혜수'는 왜 없을까?"

'포스트 ○○○'이란 말은 스포츠계와 연예계에서 흔히 쓰인다.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를 수식하는 말로 주로 사용된다. '제2의 ○○○'이 될 만큼 잠재력을 지닌 동시에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이상의 위치에 올라선 ○○○과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뜻.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은교'로 데뷔한 김고은은 단아한 느낌의 외모와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 때문에 '포스트 전도연'이라 불린다. 또 청순한 외모의 여배우들에겐 '포스트 손예진', 화려한 외모와 8등신 몸매를 뽐내는 여배우들에겐 '포스트 전지현'이란 타이틀이 따라붙곤 한다.

경우에 따라선 기획사가 이런 타이틀들을 신인들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포스트 ○○○' 등장", "'제2의 ○○○'이 연예계를 접수할까?"라는 식으로 이슈몰이를 해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다. 신인들을 데리고 있는 기획사의 입장에선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앞세우는 것 만큼 좋은 홍보 방법도 없다.

이쯤 되면 '포스트 ○○○' 시대다. 연예계엔 수많은 '포스트 ○○○'들이 있다. 그 연예인이 실제로 ○○○과 같은 위치에 올라서고, 아니고는 큰 관계가 없는 듯하다. 일단 티끌만한 공통점이라도 있다면 '포스트 ○○○'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그 많은 '포스트 ○○○' 중에 '포스트 김혜수'를 찾기는 힘들다는 것.

물론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지닌 신인 연예인들에게 그와 같은 타이틀이 붙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포스트 김혜수'를 찾긴 쉽지 않다.

김혜수의 외모는 따라갈 수 있을지 몰라도, 김혜수만이 지닌 배우로서의 아우라나 연기력을 따라갈 만한 연예인은 보이지 않는 얘기다. 데뷔 27년째를 맞은 김혜수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 최근엔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독특한 캐릭터 미스김 역을 맡아 베테랑다운 연기력을 보여줬다.


과거 한 중견 연기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배우라면 당연히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 배우가 어떤 외모를 갖고 있느냐는 곧 그 배우의 경쟁력이다. 하지만 외모만 가꿀줄 알고 연기력을 쌓을 생각을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가끔 그런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것.

'포스트 김혜수'가 없는 시대는 어쩌면 '진짜 배우'가 없는 시대일지도 모른다. 배우들이 연기 연습을 하기 보다는 성형외과나 피부과에 가는 데에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과연 적절할까?

시청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건 '발연기'를 하는 얼굴만 예쁜 배우가 아니다.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낼 줄 아는 '진짜 배우'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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