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e스포츠 정상에 서다!

기사입력 2013-08-03 21:09



절박함 속에서 맞은 대결에서 승자는 STX였다.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시즌' 결승전의 맞상대는 웅진 스타즈, 그리고 STX 소울이었다.

두 팀은 창단 후 처음으로 프로리그 결승에 올랐다. SKT, KT 등 통신사 라이벌팀과 삼성전자, CJ 등이 프로리그 상위권을 주로 차지하는 동안 두 팀은 늘 중하위권에 머물기 일쑤였다. 하지만 프로리그가 '스타크래프트1'에서 '스타크래프트2' 체제로 바뀌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그 어느 팀들보다 빠르고 철저하게 '스타2'를 준비, 강팀들의 전성시대를 마감시키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결승전 주인공이 된 것이다.

사실 두 팀은 지난 2004년 시작된 프로리그에서 초반에는 강자였다. 웅진의 전신인 한빛 스타즈, 그리고 STX의 전신인 소울팀은 2004년 프로리그에서 각각 1라운드 우승과 2라운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두 팀은 약속이나 한듯 단 한번도 프로리그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웅진 이재균 감독, STX 김민기 감독은 처음부터 팀을 맡았던 한국 e스포츠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많은 팀의 1세대 감독들이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두 사람은 '상록수'처럼 10년 넘게 팀과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여기에다 두 팀의 모기업은 지난해와 올해 법정관리 혹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향후 팀의 운명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번 결승전은 이런 저런 면에서 '동병상련 매치'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좋지 않은 팀 상황은 오히려 이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절박함 속에서도 웅진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결승전에 직행했고, STX는 3위에 오른 후 준플레이오프에서 SKT, 플레이오프에서 KT를 압도하며 웅진의 결승 파트너로 결정됐다.

결승전답게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초반 분위기는 STX가 잡았다. 첫 주자로 나선 변현제가 웅진 노진규를 맞아 암흑기사를 잘 활용하며 기선을 잡았다. 이어 에이스 이신형이 웅진의 에이스 김민철을 맞아 초중반 불리했던 기세를 잘 막아냈고 후반 해병과 의료선, 불곰 등의 완벽한 컨트롤을 앞세워 역전승을 거둬내며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정규리그 1위인 웅진이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3세트에서 김유진이 STX 백동준을 꺾으며 반전의 기회를 잡아냈고, 4세트에 나선 팀의 최고참 윤용태마저 STX의 신대근을 물리치며 2-2로 균형을 맞췄다.


가장 극적인 승부는 5세트에서 나왔다. 지난해 프로리그 다승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차지했던 STX 조성호는 웅진 김명운을 맞아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상대방의 기지를 모두 파괴하며 40분이 넘는 대혈전을 마무리지었다. 만약 이 경기에서마저 패했다면 승기를 완전 뺏길 수 있었기에, 불리함을 딛고 일궈낸 조성호의 승리는 결국 팀 우승에 결정적인 디딤돌이 됐다. 조성호가 결승전 MVP로 뽑힌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승기를 완벽히 잡은 STX은 6세트에 나선 김도우가 웅진 신재욱을 꺾으며 마침내 올 시즌 프로리그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섰다. 최종 스코어는 4대2였다.

팀을 만든 후 첫 팀전 우승을 이끌어낸 STX 김민기 감독, 김윤환 코치, STX에서 여성 프로게이머로 뛰다가 지난해 은퇴한 후 이날 결승전 현장을 찾았던 서지수 등은 승리를 확정지은 후 그동안의 회한이 밀려오는 듯 감격의 눈물을 흘려 이날 현장을 찾은 팬들로부터 더욱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잠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