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방극장에 MBC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이 있었다면, 올해의 '핫스타'는 '단언컨대' MBC '금 나와라 뚝딱'의 박서준이다. 청담동 부잣집 막내 아들 박현태 역을 맡아 백진희와의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요즘엔 드라마의 설정을 고스란히 따온 통신사 CF에도 얼굴을 비추고 있다. 어느새 '대세'라는 수식어도 따라오기 시작했다.
박서준의 연기는 신인답지 않게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연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안 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덕분에 배우 박서준과 캐릭터 박현태의 밀착력은 꽤 훌륭하다. 그에게 싱크로율을 묻자 50%라는 답이 돌아왔다. 절반의 닮은 점은 부모님에 대한 사랑, 절반의 다른 점은 이성관이다.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니까 내 모습이 묻어나오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박현태처럼 옛 연인과 현재의 연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남자는 아니라는 '해명 아닌 해명'인 셈이다.
극 중 박서준에겐 지켜야 하는 두 여자가 있다. 엄마 금보라와 아내 백진희. 모자 호흡과 부부 호흡, 둘 다 '케미'가 좋다. 정이 많아서 금세 편해진 금보라에겐 '엄마'라 부르고 연기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백진희와는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야 연기의 결과물이 좋아지더라고 했다. 그 덕분일까. 결혼 후에 시작된 두 사람의 연애는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내친김에 백진희와 동반출연하면 어떻겠냐고 물으니 박서준이 재밌다는 듯이 웃는다. "그동안 멜로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진희와 함께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아요. 제가 두 살 많은 오빠라서 친구가 아닌 연인 느낌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요. 분량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어요."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듣는 건 그만큼 호흡이 자연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박서준은 "멋있게 보이려 하거나 '척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점이 '금 나와라 뚝딱' 연출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오디션 경쟁률은 무려 100 대 1이었다. "제 연기 스타일이 현태와 딱 맞는 느낌이라 캐스팅하고 싶었지만 청담동 분위기가 안 나서 고민을 많이 하셨대요. (웃음) 저 이후로도 여러 차례 오디션을 보셨고요. 결국 '너를 대체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고 하시면서 제게 현태 역을 맡기셨는데, 그 말씀이 제겐 최고의 칭찬이었어요."
6개월간의 시트콤 출연도 연기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 데뷔작인 KBS2 '드림하이2'에선 춤과 노래를 배우느라 힘에 부쳤는데, KBS2 시트콤 '패밀리'에서 약간 어리숙한 고등학생을 연기하며 순발력을 길렀다. "신인들에게 시트콤이 좋은 것 같아요. 스튜디오 촬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 확실히 경험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있어요. 시트콤에서 배운 애드리브도 '금 나와라 뚝딱'에서 현태의 대사를 표현할 때 도움이 됐어요."
박서준은 스스로 노안이라고 생각한다는데 세 편의 출연작 중 두 작품에서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사실 그는 올해 만으로 스물넷. 벌써 예비군 3년차다. 대학 1년을 마치고 일찌감치 입대했다. "당장 일을 시작한다고 해서 잘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군대에 쫓기는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어요. 누구나 자신만의 때가 있는 거니까 나에게도 기회가 올 거라는 믿음도 있었고요. 그런데 요즘엔 군필자라는 것만으로도 80점은 주시더라고요. (웃음)"
학창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며 학교 축제 무대에 선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짜릿짜릿한 느낌, '바로 이거다' 싶었다. 연기를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성적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어렵게 허락이 떨어졌다. 고등학교 시절 오후 5시에 학교를 마친 뒤 연기학원으로 가서 문 닫을 때까지 연습을 하고 다시 집에 돌아와 독서실에서 새벽 3시까지 공부하는 생활을 2년 반 동안 했다. 박서준은 "좋아하는 일이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담담히 말한다. "누구나 살다보면 자신만의 기준과 관점이 생기는데, 저는 그런 게 없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걸 보여줄 수 있고,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는 배우. 무엇보다 모두가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박서준은 "열망하는 일은 언젠가 실현된다"고 했다. 경험이 그에게 가르쳐준 교훈이다.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열망, 분명히 실현될 거란 예감이 든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