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승승장구, 평일엔 울상…MBC 드라마의 명암

기사입력 2013-08-26 07:43



주말극 장사는 썩 괜찮다. 시청률도 쏠쏠하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문제는 평일이다. 드라마의 꽃이라는 미니시리즈가 연달아 죽을 쑤고 있다. 수목극에 이어 월화극까지 침체에 빠졌다. 요즘 MBC 드라마가 처한 극과 극의 현실이다.

특히 10시대 주말극의 성적이 눈에 띈다. 지난 연말 종영한 '메이퀸'은 20% 후반대 시청률로 MBC 주말극의 부활을 이끌었고, 그 후속인 '백년의 유산'은 30%를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현재 방영 중인 '스캔들 :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도 15~17%대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청률 30% 정도는 기본으로 가져가는 KBS2 주말극의 위력 앞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9시대 주말극도 오랜만에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 국민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내 딸 서영이' 때문에 대작사극 '무신'과 50부작 '아들 녀석들'은 초라하게 종영했다. 하지만 현재 방영 중인 '금나와라 뚝딱'은 초반부터 화제몰이를 하더니 지난 19일 방송에서 20%의 벽을 깼다. 일요일 밤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KBS2 '개그콘서트'와 자웅을 겨룰 정도다. 방송시간이 20분 정도 겹치는 KBS2 '최고다 이순신'이 전작들에 비해 부진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평일로 넘어오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 월화극 '불의 여신 정이'는 경쟁작들의 동반 부진 속에서 10%에 간신히 턱걸이한 시청률로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난 5일 KBS2 '굿 닥터'의 등장 이후 곧바로 밀려나고 말았다. 현재는 한자릿수 시청률로 부진한 가운데 어느새 2위로 올라선 SBS '황금의 제국'과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문근영, 이상윤, 김범, 서현진 등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무색한 성적이다.

수목극도 마찬가지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인해 '여왕의 교실'은 단 한번도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고 퇴장했다. 그 후속으로 시청률 제조기로 통하는 소현경 작가의 '투윅스'가 전파를 타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호평과는 달리 성적은 아직 10% 수준으로 신통치가 않다. 같은 날 방송을 시작한 SBS '주군의 태양'이 단숨에 16%대로 올라섰지만 '투윅스'의 상승세는 더디기만 하다. '여왕의 교실'이나 '투윅스' 모두 작품성이나 재미가 떨어진다기보다는 대진표가 불운한 탓이 컸다.


사진제공=MBC
하지만 주말극의 시청률이 좋다고 해서 마냥 웃을 수도 없다. 작품성으로는 그다지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퀸'은 여주인공 해주(한지혜)의 아버지가 친부와 양부를 포함해 무려 3명이나 되는 '출생의 비밀'로 시청자들을 '멘붕'에 빠뜨렸고, 비현실적인 복수극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백년의 유산'은 며느리를 감금해 아들과 이혼시키는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의 등장으로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새기더니, 기억상실, 방화, 납치, 출생의 비밀까지 온갖 막장을 가져다 펼쳐 놓았다. '스캔들'은 빼어난 만듦새 때문에 논란에서 약간은 비켜나 있지만, 남자주인공 하은중(김재원)의 아버지(조재현)가 사실은 그를 납치한 유괴범이었다는 설정을 갈등의 큰 축으로 삼아, 또다른 출생의 비밀과 강렬한 복수극을 버무려 극을 전개시키고 있다. '금나와라 뚝딱'은 또 어떤가. 주얼리 회사 사장인 박순상(한진희)의 세 아들은 모두 어머니가 다르다. 심지어 각자 다른 집에 입양돼 자란 쌍둥이 자매가 한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원체 막장 드라마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렇지, 분명 비상식적인 상황이다. 더구나 이들 드라마의 설정과 줄거리만 보면 서로 구분이 안 될 만큼 꼭 닮아 있다. 결국 막장 코드의 무한 반복이다.

막장 드라마의 문제가 MBC만의 것은 아니다. 또 막장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현실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만 연달아 편성해 시청률을 잡으려는 얄팍한 편성전략은 문제로 지적된다. 그래서 작품성 있는 미니시리즈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막장 드라마만 재미를 보는 MBC 드라마의 현재 상황은 MBC가 자초한 딜레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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