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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머리 위로 휴대폰 조명을 켜주세요. 모두 함께 '별에서 온 그대'를 느껴봅시다!" 관중석에서 "꺄악" 하고 자지러지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 현장. 중국 댄스그룹 0086 멤버들은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얌전하게 야광봉만 흔들던 관중들은 '별에서 온 그대'라는 말에 무조건적으로 반응했다. 김수현이 등장한 것도, 드라마가 상영된 것도 아닌, 그저 언급만 됐을 뿐인데도 말이다. 덕분에 그룹 0086은 별처럼 빛나는 조명의 출렁임 속에 무대를 마칠 수 있었다.
첫 무대에는 게스트 크레용팝이 올랐다. 첫 곡인 '빠빠빠'가 흐르자 관중석에서 똑같은 옷을 입고 두건까지 쓴 한 무리의 팬이 불쑥 일어섰다. 중국판 '팝저씨(크레용팝 아저씨팬)'들이다. 이들은 굵은 목소리로 "크레용팝"을 연호하고 "점핑 점핑" "뛰어 뛰어" 같은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직렬5기통' 춤까지 췄다.
공연에 참여한 한국 가수들은 중국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앙큼한 돌싱녀' OST를 부른 오유준은 안재욱의 '친구' 중국어 번안곡을 불렀고, '왕가네 식구들' OST를 부른 숙희는 영화 '첨밀밀'의 주제곡 '월량대표아적심'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엔딩 무대를 꾸민 박상민도 히트곡 '해바라기'의 2절을 중국어로 선보여 팬들을 감동시켰다. 그가 "한국 중국 짜요(화이팅)"를 외치자 팬들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중국 측에서도 M4M, 왕즈페이(王紫菲), 스펑(師鵬), 김택남(金澤男), 진린(金霖), 0086 등 인기 OST 가수가 대거 참여해 열정적인 무대를 꾸몄다.
드라마 OST, 한류의 마지막 블루오션
한중 수교 22주년을 기념한 이번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는 중국에서 처음 열린 행사다. 앞서 일본에서 개별적으로 드라마 팬미팅이 간혹 열린 적은 있지만, 여러 편의 드라마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OST 콘서트는 처음 시도된다. 때문에 이번 공연은 새로운 형식의 한류 콘텐츠를 개발해 포화 상태에 다다른 한류의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국은 "해외 팬들이 한국 음악을 가장 쉽게 접하는 방법이 바로 드라마"라며 "뮤직비디오가 좋으면 음악이 더 좋게 들리는 것처럼 드라마 영상과 함께하면 노래에 대한 감동이 더 커지고 가사를 몰라도 음악이 잘 전달되는 것 같다"고 공연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한류가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더 좋은 콘텐츠가 개발돼야 한다"며 "국가간 교류가 활발해지면 한국 콘텐츠가 해외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번 공연은 좌석 2000개가 공동주최사를 통해 사전에 무료로 배포됐음에도 인터넷에서 암표가 팔렸을 정도로 현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공연 당일 현장에도 암표상이 등장했다. 공연장 쪽은 팬들의 공연 문의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됐고, 앞서 김종국의 소속사는 티켓을 지참해야 관람이 가능하니 유의하라는 내용의 공지를 띄우도 했다.
공연을 기획한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의 황동섭 대표는 "지난해 말 '상속자들'과 올해 '별에서 온 그대'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내 한류 열풍이 재점화됐다"며 "새로운 한류 콘텐츠에 대한 해외 팬들의 갈증을 확인하고 한류의 확장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일반적인 콘서트와 차별화된 드라마 OST 콘서트를 브랜드 콘텐츠로 개발해 차세대 한류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항후 일본, 홍콩, 태국, 필리핀, 미국 등까지 진출해 연례적으로 할 수 있는 공연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중한국문화원은 이번 공연의 제작을 지원했다. 중국에서는 차이나뮤직과 751디파크가 공동주최자로 참여했고, 인터넷 포털 투도우(土豆)가 생중계를 담당했다. 주중한국문화원 측은 이번 OST 콘서트가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진출을 위한 성공적인 합작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찾았다.
15일에는 '2014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중국 본선이 개최돼 중국의 K팝 팬들이 화려한 댄스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베이징=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