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올 상반기 말그대로 '죽 쒔던' 한국 영화계에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흥행불패'를 자랑하는 감독들의 신작이 줄줄이 개봉하기 때문이다. 특히 22일 개봉하는 최동훈 감독의 '암살'과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공개 직후 평단의 호평이 쏟아지며 맞대결을 기대케 하고 있다.
'흥행불패' VS '액션거장'
최 감독과 류 감독은 한국 오락영화의 새 지평을 연 연출가로 손꼽힌다. 게다가 흥행에서도 독보적인 성적을 남겼다. 최 감독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10만)부터 '타짜'(680만) '전우치'(610만) '도둑들' (1290만)까지 모조리 흥행시키며 한국 대표 흥행 감독이 됐다.
류 감독의 성적은 그보다는 조금 모자란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만) '주먹이 운다'(170만) '부당거래'(270만) '베를린'(700만)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매 작품마다 색다른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아온 것은 류 감독만의 '전매특허'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은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소재를 그만의 연출력을 통해 웰메이드 히어로물로 만들어냈다. '다찌마와리'는 액션과 복고를 버무리는 색다른 시도로 호평받았고 '부당거래'는 사회성 짙은 느와르로 그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다. '베를린'은 한국형 스파이물의 전형이 됐다.
'레지스탕스' VS '특급형사물'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최 감독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전쟁영화가 아닌 레지스탕스를 다룬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전한 바 있다. 극 중 독립군 저격서 안옥윤 역을 맡은 전지현은 ""원래 최 감독 스타일이 굉장히 유쾌하고 호흡이 빠르다. 그런데 이번에는 메시지를 전해야하는 부분이 강해 조금 우려를 했는데 역시나 특유의 색깔을 놓치지 않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동훈 표 오락영화의 특징인 유쾌하고 빠른 호흡을 놓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베테랑'은 상대가 누구든지 신념과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성역 없이 수사하는 행동파 형사 서도철(황정민)을 필두로 한 광역수사대의 팀플레이와 이들의 집요한 추격에도 불구하고 유유히 포위망을 빠져나가는 강력한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의 정면 대결을 그린 범죄 액션물이다. 류 감독은 21일 언론배급시사 후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 대한 분노나 상실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액션 영화는 누구를 상대로 싸우느냐가 중요한데 보편적인 공의(公義)에 합당한 복수를 해줄 수 있는 악당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가려운 부분을 속시원히 긁어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르나 연출 스타일에 있어서 두 작품 모두 오락성으로는 손색이 없다. 게다가 각각의 작품에 친일파와 재벌2세를 등장시켜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또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조진웅 등이 출연하는 '암살'이나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장윤주 등이 출연하는 '베테랑'은 스타급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물론 배우 오달수가 두 작품 모두에 출연한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암살'과 '베테랑'은 2주 간격으로 개봉해 한국 스크린 장악에 나선다. 할리우드 공세에 밀리고 있는 한국영화에 이 두 작품이 희망이 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