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 프로리그, 이승현 악재 딛고 인기 부활할까?

기사입력 2016-02-01 10:47



지난 29일 서울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SK텔레콤 스타2 프로리그 2016시즌' 미디어데이에서 7개팀 감독과 주요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스타크래프트2'는 지난 29일 하룻동안 완전히 상반되는 이슈로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렸다.

이날 정오에는 프로리그의 시작을 알리며 e스포츠 팬들을 즐겁게 했다면, 밤에는 '스타2'의 대세 프로게이머 이승현의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 다시 위기감을 던진 것이다.

이승현은 이날 창원지검 수사관들에게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창원지검이 지난해 10월 불법도박과 승부조작 관련 사건 수사를 진행하면서 '스타2'프라임팀 박외식 감독과 프로게이머 최병현 등을 승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한 것을 감안하면, 이와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현은 올해 19세에 불과하지만 '스타2'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대표적인 선수이기에 만약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상당한 타격은 불가피하다. 지난 2012년 데뷔한 이승현은 스타테일에서 뛰다가 지난해 2월 kt롤스터로 이적했고, 이후 지난 27일 이동녕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스타테일을 모태로 해 사실상 친정팀이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팀으로 복귀해 프로리그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 사실을 확인한 후 발빠르게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협회 조만수 사무총장은 "구체적인 체포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약 승부조작 등과 관련이 있을 경우 지난해 e스포츠 승부조작 사건과 마찬가지로 결코 감추거나 타협하지 않겠다"며 "무혐의가 확인되기 전까지 이승현이 출전하기로 예정된 모든 공식경기의 출전 제한을 모든 리그 주체들에게 요청할 것이다. 그리고 창원지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무관용의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총장은 "한국 e스포츠 팬들과 관계자에게 우려를 끼쳐 다시 한번 송구한 말씀을 전한다"며 "앞으로도 건전한 e스포츠 문화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e스포츠는 지난 2010년 주요 선수들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존폐 위기까지 내몰렸다. 이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대신해 '리그 오브 레전드'가 대세 종목으로 성장하고 e스포츠의 인기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확장되면서 재기의 발판이 마련됐다. 지난해 10월 승부조작 관련 사건이 발생했지만, 2010년과 비교해 파급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도 그만큼 e스포츠 산업이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유명 프로게이머로 많은 우승을 차지하며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고 있던 이승현이 만약 '검은 손'의 유혹에 빠진 것이라면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마지막 확장팩 '공허의 유산' 출시 이후 인기 재점화에 성공하며 야심차게 올 시즌 문을 여는 프로리그에도 분명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날 미디어데이를 열고 2월 1일 개막하는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6시즌'의 출발을 알렸다.

'디펜딩 챔피언' SK텔레콤 T1을 비롯해 kt롤스터, CJ엔투스, 삼성 갤럭시, 진에어 그린윙스, MVP 치킨마루, 아프리카 프릭스 등 총 7개팀이 나선다. 해체 위기에 몰렸던 스베누팀은 아프리카TV가 인수해 아프리카 프릭스로 재탄생했고, MVP팀은 치킨마루가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나은 조건에서 수준높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총 3라운드로 열리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 라운드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으로 구성된다. 정규시즌은 단판 풀 리그, 개별대전으로 진행되며 라운드 별 상위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라운드 포스트 시즌은 승자연전 방식으로, 7세트 중 4승을 먼저 획득한 팀이 승리해 상위팀과 붙는 챌린저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통합 포스트시즌은 정규 시즌 및 라운드 포스트시즌에서 누적된 포인트로 팀 순위를 매겨, 상위 4개팀이 진출한다.

2016시즌 1라운드 경기는 궤도 조선소, 어스름 탑, 울레나, 프리온 단구, 레릴락 마루, 세라스 등 6개 맵에서 펼쳐지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서울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다. 경기 시작 시간은 지난해보다 30분 앞당겨진 오후 6시이다.

1일 개막전에는 SKT T1과 아프리카 프릭스가 1경기를 치르며, 2경기에는 kt와 삼성이 나선다. 게임채널 SPOTV게임즈에서 생중계 되며, eSportsTV와 네이버 스포츠, 유튜브, 아주부TV 등 인터넷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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