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비지상파 프리미엄" 가속화 되는 PD이적 왜?

기사입력 2016-04-06 16:33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방송가 제작 인력의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 시청률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화제작 KBS2 '태양의 후예' 함영훈PD가 사표를 제출해 방송가를 술렁이게 했다. '가족끼리 왜 이래' 전창근PD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하남자' 김진원PD도 사의를 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종합편성(종편)채널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MBC 예능국 PD들이 이적 소식이다. '명랑 히어로', '아빠! 어디가?' 등으로 잘 알려진 김유곤PD와 '라디오스타', '우리 결혼했어요', '세바퀴' 등을 연출했던 전성호PD가 MBC를 떠나 CJ E&M으로 이적할 계획이라는 것. 이에 앞서 손창우 PD가 지난해 말 사표를 제출하고 CJ E&M으로 이적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나혼자 산다' '연애고시' '진짜 사나이'를 연출한 문경태PD, '놀러와' '나는 가수다 시즌1' 등의 신정수PD. '우리 결혼했어요' '아빠 어디가 시즌1'의 강궁PD가 MBC를 떠나 MBC를 떠났다. MBC 간판 예능을 연출한 경험이 있는 이들 PD는 중국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 중인 김영희 전 MBC 예능국장 사단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상파 PD들의 케이블, 종편행의 활성화는 일찌감치 예견됐던 바다. 2011년 종편 채널 태동기, MBC 여운혁, 임정아, 성치경 PD가 JTBC 이적은 당시 방송가의 새로운 흐름을 알리는 큰 변화였다.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 등 KBS 스타 PD들의 CJ E&M 행은 파격이었다.

PD들의 지상파에서 비지상파로의 이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지상파의 경우 프로그램에서 다룰 수 있는 수위가 지상파보다 한층 자유롭고, 프로그램 진행 방식 또한 유연성이 있다는 점이 첫 손에 꼽힌다. 제작진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상파 채널에서 비지상파로 이적한 한 PD는 "일단 연출, 제작, 자율성 문제가 큰 것 같다"라며 "비지상파의 경우 좀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일조하는 것 같다. 그리고 프로그램 콘셉트의 폭이 넓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지상파와 비지상파 사이에 존재했던 보이지 않는 벽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도 한 몫한다. 지상파 예능국의 한 PD는 "톱연예인들이 비지상파 출연을 꺼리던 종전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는데다,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 발달로 시청률의 의미가 적어지고 있어 굳이 지상파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상파의 채널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 요즘은 오히려 비지상파에서 더 참신하고 자유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어 '비지상파 프리미엄' 시대라는 말도 나온다"라며, 똑같은 드라마도 지상파에서 하느냐, 비지상파에서 하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고 반응도 갈리는 분위기를 예로 들었다.

방송 제작환경 뿐 아니라, 조직 자체의 경직성이 미치는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지상파 방송국의 PD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민감한 제작 일선과 달리 고위 운영진이 기존의 시청률 지상주의나 '지상파 프로그램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된 틀을 강요하면서 발생하는 괴리감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비지상파로 향한 선구자격 PD들의 좋은 성과도 이 같은 이적 흐름에 순풍을 불어 넣었다. '썰전'과 '마녀사냥', '신화방송'을 제작한 여운혁PD, '비정상회담'을 기획한 임정아PD, '님과 함께'의 성치경 CP,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오윤환 PD,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방현영 PD, '마리와 나'의 김노은 PD 등 MBC 출신 PD들이 JTBC 예능의 중추를 맡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등 케이블 드라마와 예능의 새 장을 연 것도 KBS 출신인 신원호PD와 나영석PD다.

종편과 케이블에서 론칭된 프로그램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PD들의 이동에도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스타PD들의 이적에 연예인들도 케이블과 종편 채널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지상파 채널의 프리미엄은 점자 옅어 졌다. 이는 다시 PD들의 이적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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