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태후' 불사신 송중기, 부끄러움은 시청자 몫

기사입력 2016-04-08 10:5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빗발치는 총성과 피범벅이 된 유시진(송중기)에 24시간 마음을 졸였던 시청자에게 김은희 작가는 '불사신'이란 선물(?)을 안겼다. 하지만 정작 선물을 받은 시청자는 기쁨보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김은숙·김원석 극본, 이응복·백상훈 연출) 14회에서는 총상을 입은 유시진이 강모연(송혜교)의 도움으로 살아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발성 총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 온 유시진과 안정준(지승현), 그리고 두 사람을 보고 경악하는 강모연의 모습으로 충격을 안긴 '태양의 후예' 13회. 유시진에게 총을 겨눈 대상, 그의 생사 등 폭발적인 궁금증을 낳은 '태양의 후예'는 14회 오프닝에서 이 모든 궁금증을 단 5분 만에 해결했다.

남북 특사회담에서 남측 VIP 경호를 맡은 유시진은 남한에서 치러질 회담 장소에서 리허설을 하며 안전에 대비했다. 그런데 이때 유시진 앞에 북한 특수부대 안정준의 등장한 것. 그는 유시진에게 "내 편은 믿을 수 없어 먼 곳의 친구를 찾아왔지. 나를 북으로 보내주시오"라며 부탁했고 그의 의중을 파악하기도 전에 괴한들이 습격, 안정준을 납치했다. 정신을 차릴 수도 없이 급박한 상황이 펼쳐졌고 유시진은 안정준을 구하기 위해 괴한들이 타고 있는 차를 쫓았다. 유시진은 차를 멈추는 데 성공했지만 괴한들이 쏜 총을 여러 발 맞고 쓰러졌다.

이런 사연을 품고 강모연 앞에 나타난 유시진은 곧바로 심정지라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심장제세동기를 쓰고 심장 마사지를 아무리 해도 돌아오지 않던 유시진의 심장에 강모연은 "이러는게 어디 있어. 제발 정신 좀 차려봐 이 나쁜 놈아"라며 악을 썼다. 세상 가장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모습에 시청자의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그런데 그 순간 잔기침과 동시에 유시진의 심장이 돌아왔다. 유시진은 "거 되게 아프네. 안 상위는? 나랑 같이 실려온 총상 환자 살았습니까?"라며 몸을 일으켰다. 눈을 뜨고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단순한 찰과상을 입은 것처럼 멀쩡히 눈을 뜬 유시진에 시청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후 유시진의 상태는 마치 터미네이터처럼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심정지였던 그가 곧바로 앉아 강모연과 대화를 이어간 것도 모자라 안정준의 폭주를 막기 위해 직접 나서기까지. 이 모든 설정은 하루 안에 일어난 일. 이후엔 최부장(이재용)의 꼼수에 반역자가 된 안정준을 돕기까지 했다. 그리고 천연덕스럽게 다시 입원실로 돌아와 강모연과 못 본 영화를 보며 데이트를 이어갔다. 유시진은 불사신 그 자체였다.

시청자가 늘 원했던 'LTE 급 전개'. 그러나 이날 방송은 과해도 너무 과한 'LTE 전개'였다. 적어도 왼쪽 복부, 오른쪽 가슴께 총상을 입고 심정지를 당한 유시진이 우여곡절 끝에 생존하는 상황은 시청자 모두가 바랐던 결말이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황당했다는 것. 난데없이 초능력자 설정으로 가는 것은 너무 무리수였다는 반응. 24시간 애가 탔던 시청자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불사신 송중기, 부끄러움은 결국 시청자의 몫이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KBS2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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