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밤 방송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 15회, '여심'은 새드엔딩과 해피엔딩사이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강모연이 유시진의 기일, 국화꽃을 바치며 옛추억을 떠올리는 마지막 장면, 어디선가 갑자기 등장한 무전기에서 '빅보스 통신'이 들려오고, 미확인 휴대폰 메신저에 '읽음' 메시지가 뜨고, 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모랫바람이 마구 불어오더니 "이쁜이는 뒤를 돌아봅니다"라는 유 대위의 음성이 들려오고, 사막 저 너머에서 낡은 전투복을 입은 채 얼굴과 손에 핏자국이 선명한 유 대위가 저벅저벅 걸어온다.
"말도 안돼"라는 송혜교의 거듭된 대사는 온전히 시청자의 몫이다. 황당한 설정이 어이없지만, 그보다는 '유 대위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안도감이 먼저다. 1년만에 나타난 그의 얼굴과 손의 핏자국은 무엇이며, 반팔에 카키색 머플러는 군인이 아니라 패셔니스타의 것이며, 여지껏 소리소문도 없이 뭐하다가 갑자기 알바니아에 '짠'하고 나타났는지 온갖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지만, 가슴에 총을 맞아도, 치솟는 화염 속에서도 매번 결국엔 어쨌든 살아나는 '불사조' 유시진 대위의 이 한마디가 모든 설명을 대신한다.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