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종영②] 서현진·예지원, '또 오해영'으로 만개한 꽃

기사입력 2016-06-29 08:4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재발견된 서현진과 저력의 예지원. 시청자가 매주 월요일 밤을 목 빠지게 기다린 이유다.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와 그들 사이에서 미래를 보기 시작한 남자가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면서 펼치는 로맨스를 그린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박해영 극본, 송현욱 연출)이 지난 28일을 끝으로 18회 대장정을 마쳤다.

5월 2일 첫 방송 당시 2.059%로 시작, 4회 4.253%, 5회 5.031%, 6회 6.068%, 7회 6.604%로 매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던 '또 오해영'은 8회에서 7.798%로 치솟으며 tvN 월화극 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심금을 파고드는 명대사, 아름다운 영상미는 물론 캐릭터 그 자체가 된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더해진 '또 오해영'은 삼박자 고루 갖춘 웰메이드 로코로 자리 잡았다. 특히 주인공 오해영 역의 서현진은 여성 시청자의 공감을 한몸에 받은 '현실 연기'로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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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도 보통, 센스도 보통, 외모도 보통이었던 '그냥' 오해영.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다"라는 비극적인 말로 결혼 전날 파혼당하고 예쁜 오해영(전혜빈)이 과장으로 승진할 때도 홀로 미끄러지며 흙 같은 인생을 사는 오해영이지만 그럼에도 사랑스러웠고 안쓰러웠던 건 바로 서현진의 '연애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은 서현진은 로코의 기본으로 불리는 슬랩스틱을 성실히 표현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진폭이 큰 감정 연기도 섬세하게 소화했다. 불운의 아이콘, 굴욕 종합선물세트 같은 오해영의 인생이 마치 내 모습, 혹은 내 친구의 모습처럼 느껴진 건 모두 서현진의 현실 연기 덕분이다. 더구나 사랑 앞에서 늘 소극적이었던 종전의 여주인공들과 차원이 다른 화끈하고 시원한 고백은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줬다.

그동안 서현진은 2001년 걸그룹 밀크로 데뷔해 2006년부터 연기자로 전업, 무려 11편의 드라마와 7편의 영화를 거치면서 내공을 쌓아왔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활동을 이어갔지만 안타깝게도 운이 따라주지 않아 노력만큼 빛을 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중 '식샤를 합시다2'에서 물오른 연기력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마침내 '또 오해영'으로 꽃을 피웠다.


만개한 건 서현진뿐만이 아니다. 시청자에게 '인생 로코'로 자리 잡은 KBS2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헤로인 예지원도 '또 오해영'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 박도경(에릭)의 누나 박수경으로 활약한 그는 주연을 뛰어넘는 특급 존재감을 뽐내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회사에선 상사마저 얼리는 얼음마녀, 집안에서는 팔팔한 동생에게도 무시당하는 주당 누나 박수경. 늘 사무실 이곳저곳을 다니는 통에 오해영으로부터 '이사도라(24시간 돌아다닌다)'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알고 보면 대장증후군 때문에 한시도 자리에 앉아있지 못하는 웃픈 인물. 예지원은 특유의 4차원 매력을 박수경에게 쏟아내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를 배꼽 잡게 만든 불어 술주정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다시는 볼 수 없는 명장면으로 꼽혔다. 시공을 뛰어넘은, 지상 최고의 하드캐리쇼를 선보인 예지원. 혼신을 다 한 그의 열연에 무한 극찬이 아깝지 않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또 오해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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