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스포츠조선 '출장토크'의 이번 주인공은 '제왕의 딸, 수백향' 이후 2년 만에 컴백한 배우 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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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을 중단하겠노라 스스로 선언한 적이 없었으나 최근 한 방송을 통해 실은 연기를 그만두겠다는 마음까지 먹었다고 털어놓으면서 화제가 됐던 그녀다. 방송 외에 매체에서는 저간의 사정을 털어놓지 않았던 서우. 그녀가 출장토크를 통해 그동안의 이야기를 속시원히 펼쳐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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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를 만난 장소는 인천국제공항의 한 식당. 이곳은 서우의 지난 2년 간의 공백과 인연이 있는 장소였단다. 배우의 꿈을 잠시 접었던 그녀는 한달여 동안 이곳에 위치한 식당에 출퇴근을 했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이 식당이 위치한 곳에 제가 근무하던 곳이 있었어요. 작년 6월 그 식당이 없어지기 직전에 짧게나마 제가 일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어요. 경험도 없고 자격도 없고 또 나이도 많은 저였지만 그런 특수한 상황이라 기회를 얻을 수 있었죠. 여기서 제가 무슨 일을 했냐고요? 그냥 주방 막내였어요,하하. 저 회식도 열심히 참석했어요. 그만두는 날에도 회식을 했었고요. 지금까지도 다들 너무 친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힘들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아킬레스 건이 나간 적도 있었어요. 손을 데는 것은 다반사였고요. 혼도 많이 났고요. 아무래도 시간의 제약이 있다보니 짧은 시간에 더 많이 가르쳐주시려다보니 더 혼이 날 수 밖에 없었죠. 주방이 불이 있는 위험한 곳이라서 주문이 들어오면 소리를 질러서 합창을 해야 할 정도였어요. 그러니 혼이 날 때 큰 소리를 들은 적도 많고요. 최근 몇 년 동안은 들어보지 못한 군기에 주눅이 들기도 하고 긴장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손이 매운 줄도 모르고 청양고추를 계속 만지다 한참 뒤에야 손이 아리다는 사실을 깨달은 적도 있었어요. 정말 에피소드가 많아요."
마치 군대를 다녀온 자들의 찬란한 경험담을 털어놓듯 서우는 짧지만 강렬했던 주방 막내일의 에피소드를 말할 때 눈빛에 묘한 자신감을 머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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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인천까지 새벽에 출퇴근을 했다는 서우는 처음에는 매일 같이 버스를 타는 자신을 믿기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는 버스 기사와의 에피소드도 말했다.
"버스 기사님이 한 번은 연예인이 왜 자꾸 버스를 타고 오가냐고 하기에 '저 여기서 일해요'라고 했더니 믿지를 않으시더라고요. 계속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하시고. 결국 제가 이곳 업장에서 일을 마무리 할 때 쯤에야 믿어주셨어요. 기사님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연예인이라고 꼭 화려하게만 사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아시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요리였을까? 연기를 그만둘 마음까지 먹은 서우는 왜 식당 주방으로 들어갔을까.
"활동하면서 약 7년 동안 쉰 적이 없었어요. 영화 드라마 넘나들며 활동하다 아주 잠깐이라도 짬이 생기면 요리학원을 다닐 정도로 요리가 제게는 휴식이고 힐링이었어요. 아무래도 같이 살았던 언니가 요리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었던 영향이 있겠죠. 이 언니는 엄마가 한국에 안 계실 때 같이 살았을 정도로 저에게는 각별한 존재인데, 틈틈이 집에서 제 요리를 코치해주기도 했어요. 언니는 밖에서 워낙 요리를 많이 해서 집에서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도 제 요리는 봐줬어요. 작년에 식당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언니가 연결해줬기 때문이죠."
힘들고 스트레스로 점철된 배우 인생에서 안식처가 되어준 요리, 고된 시간이었지만 서우는 이 시간을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영역 안에 아무 사심 없이 또 선입견 없이 저를 받아주는 사람들을 보고 힘을 얻게 됐어요.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었고 또 '네가 한 게 뭐 대단하냐'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아요. 하지만 저보다 10살 어린 알바생들 속에 섞여 정말 열심히 했었고. 절 소개해준 언니가 욕 먹는게 싫어서 더 이를 악물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 이 말 너무 수상소감 같나요?"
스스로를 강하게 만든 밑거름의 시간을 지나온 서우에게 가장 자신있는 요리는 무엇일까?
"해신탕과 묵은지 갈치찜이 제일 자신있는 요리에요. 다들 제가 요리를 못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의외로 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시더라고요. '런닝맨' 설 특집 편에 출연 했을 때 요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제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웃음 포인트가 될 거라고 보고 섭외하셨었다고 들었어요. 의외로 잘 해서 제가 1등을 했죠. 다들 반전이라고 그러셨어요,하하. "
sypova@sportschosun.com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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