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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최근 연예계에서 새로운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남궁민이다.
남궁민은 '냄새를 보는 소녀'부터 '리멤버-아들의 전쟁', '미녀공심이' 그리고 최근 종영한 KBS2 '김과장'까지. 네 작품을 모두 흥행에 성공시켰다. 그리고 이제는 SBS '조작' 출연을 결정, 5타석 연속 홈런을 준비하는 중이다. 보통 배우들이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나면 휴식기를 갖는 게 일반적인 수순인데 이렇게 열심히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도,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 없이 오직 드라마 출연으로만 톱배우 반열에 등극한 것도, 출연작마다 시청률 흥행을 기록한 것도 전례가 없던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남궁민이지만 정작 본인은 덤덤한 표정이다. "어떤 분은 지금이 내 전성기라고도 하시는데 나는 사실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잘 됐다가도 또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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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11년 여름 '내 마음이 들리니'를 끝내고 2년 정도 쉬게 됐다. 당시에 나한테 들어왔던 역할들은 주로 서브 남자주인공이었는데 나는 '이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섯 작품을 거절했다. 맡겨진 배역을 더 제대로 소화하고 연기를 더 배우고 발전시켜서 차근차근 올라갔어야 했는데 캐릭터 욕심을 내서 그 흐름을 거절했던 게 큰 실수였다."
2년 간의 공백은 뼈 아픈 추억이었지만 깊은 깨달음을 안겨줬다. 배우로서의 가치관이나 연기관이 많이 달라졌고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그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남궁민은 더욱 성실하게 작품에 매달렸고, 결국 '김과장'으로 '티똘 신드롬'을 불러오며 독보적인 입지를 쌓았다.
"나는 다행히 내 스스로에게서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내가 부족한 건 무엇일지 계속 연구했다. 그래서 기다렸던 시간이 기다림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배우로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배우는 자기가 원하는 캐릭터를 소화하는 걸 즐거움과 덕목으로 삼으면 안되겠더라. 어떤 역할이든 도전해서 정말 그 사람처럼 소화하는 게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작품을 좀 많이 하게 됐다. 그렇게 노력했던 시간이 헛되지 않게 쌓였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조금 나은,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후배들에게 그 얘기를 꼭 해준다. '자꾸 캐릭터를 보지 말고 조금 부족한 캐릭터라도 맡아라. 더 좋은 캐릭터를 하겠다고 흐름을 끊으면 안된다. 자만하면 안된다'고 항상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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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도 안되는 기간에 다섯 캐릭터 정도를 했다. 많이 소진이 된 것 같다. 하지만 '김과장'을 통해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자칫 정체기가 올 수도 있었는데 내 연기의 부족함을 알게 됐고 더 잘 하고 싶다는 열정이 솟아났다. 다음 작품까지는 아직 자신 있다. 뭔가 많이 소비된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은 보여줄 뭔가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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