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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7일의 왕비' 연우진과 이동건, 당신의 마음은 어느 쪽으로 기우십니까.
4회에서 성인 이역이 처음 등장했다. 그 모습이 제대로 반전이라, 안방극장은 발칵 뒤집혔다. 어릴 적 형을 향한 마음에 눈물짓고, 순수한 첫사랑에 설레던 순수 소년의 모습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기 때문. 대신 강인한 눈빛과 카리스마, 거친 남성미와 아우라를 내뿜는 남자가 있었다. 너무도 다른 느낌이라 한 번, 달라진 모습이 너무도 매력적이라 두 번 여심은 두근거렸다.
극중 조선 10대왕 이융은 우리가 기억하는 희대의 폭군 연산군이다. 얼굴에 튄 붉은 피처럼 잔혹한 인물. 그러나 '7일의 왕비' 속 이융은 자꾸만 감싸주고 싶은 슬픈 왕이다. 이융의 마음 속에는 불안과 집착 등의 감정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여겼던 왕좌를 지키지 못할까봐 그는 늘 불안한 모습이다.
이동건이 그린 연산군은 날카롭고 예민했다. 이 같은 결핍의 감성은 일종의 모성본능까지 자극했다. 여기에 이동건만의 캐릭터표현력도 빛을 발했다. 눈빛, 말투, 표정, 걸음걸이, 행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치명적인 인물 이융과 완벽히 매치된 것. 데뷔 19년만 첫 사극으로 인생캐릭터를 경신한 이동건에 설레지 않았다면, 그것은 반칙이다.
이역과 이융. 서로를 아꼈지만 어쩔 수 없이 상대에게 칼을 겨누게 된 형제다. 캐릭터의 매력도, 극중 관계 설정의 깊이도 매혹적인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연우진, 이동건이라는 멋진 두 배우의 치명적인 매력까지 더해졌다. 이역과 이융의 사랑을 지켜보는 것이, 연우진과 이동건의 연기를 보는 것이 '7일의 왕비'를 놓쳐선 안 될 중요한 이유이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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