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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듀' 장문복 "머리 기른 이유요? 제 존재 감추고 싶었죠"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7-06-18 15:15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무대 위 조명이 떨어지자 진심어린 눈물의 고백이 펼쳐졌다. "사람들 내게 말해. 쇼미에나 나가지 왜 여기에 나왔어" "이게 마지막이라도 현우 꿈까지 안고 가"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 '겁' 경연곡 中) 또박 또박 랩을 찍어 내뱉고 진심을 눌러 담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7년 전 '힙통령' 혹은 'œ 소년으로 유명세를 치른 그의 비롱 섞인 댓글도 응원으로 바뀌었다. 가수를 꿈꿔온 장문복의 지난 두 달간의 스토리다.

연습생들의 치열한 경쟁은 지난 16일 열정의 드라마로 막을 내렸다.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프로그램을 시작한 장문복은 매 미션을 노력으로 임한 결과, 상승세를 탔지만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쳤다. 하지만 결과보다 중요한 건 성과였다. 어린 시절 엠넷 '슈퍼스타K'에 출연해 우스꽝스런 캐릭터 대신 꿈과 열정의 아이콘이 된 장문복은 "긍정의 힘을 믿고 살아왔다. 놀림받던 지난 시절도, 응원을 받는 지금도, 노력을 모두 보상받은 기분"이라며 웃었다.

장문복은 101명의 연습생들 중 단연 눈에 띄는 한 명이었다. 장발로 헤어스타일을 바꾸며 변신을 꾀한 그에겐 남모를 사연이 있었다. 웬만한 여성보다 빛나는 머릿결로 주목받았지만 그 뒤에는 애잔한 사연이 숨어있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장문복은 "머리가 짧았을 때 상처를 받다 보니 사람들이 나를 몰라 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사람들 눈에 띄기 싫었다"며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장문복은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독특한 랩을 구사하며 인기를 얻었고 '힙통령'이란 별명도 생겼다.하지만 각종 개그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될 정도로 개그 캐릭터로 낙인 찍혔고 손가락질도 받았다. 당시 한창 예민한 사춘 시절, 중학교 3학년이었던 장문복에겐 우스꽝스런 래퍼 지망생이란 꼬리표는 크나 큰 상처였다.

장문복은 털어놓기 힘든 사연을 말하면서도 "그렇게 3년을 길러 지금까지 왔다. 이렇게까지 기를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힙통령'은 저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해준 고마운 수식어에요. 예전에는 말하기도 싫었는데 이제는 좋죠. 7년 전 그 때는 워낙 처음이라서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는데 점점 긍정적으로 저도 변했고 지금은 관심 자체가 감사해요. 어떻게 보면 '힙통령'은 사람들이 느끼는 제 정체성 아닐까요. '장문복'하면 잘 모르는데 '힙통령'은 알잖아요."(웃음)

그가 이제 웃을 수 있는 건 긍정의 힘을 믿고 꾸준히 달려온 덕분이다. '힙통령'이란 수식어에도 분명 놀리는 시선이 존재했지만 장문복은 오히려 고마워했다. 또 '프로듀스101'로 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을 만나 더욱 행복해졌다.

아픔을 치유하고 지금의 밝은 모습을 갖게 된 다른 이유는 어머니와 아웃사이더의 존재다. 장문복은 2014년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어머니와 떨어져 지낸 지 3년이 흘렀다. 7년 전 아들의 아픔을 잘 알고 있던 모친은 이번에도 '프로듀스101'에 출연하는 것을 매우 걱정했다.



장문복은 "어머니가 많이 걱정하셨다.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늘 전화로 밥은 잘 먹는 지, 잠은 잘 자는 지, 작은 것도 많이 걱정하시는 편"이라며 "그런데 또 경연 프로그램에 나간다고 하니 꿈을 응원하긴 하지만 걱정되는 게 많다고 하셨다. 그래도 열심히 해보라고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아웃사이더는 소속사 대표이자 정신적 지주다. 장문복이 서울로 올라온 이후부터 줄곧 보호자 역할을 대신해왔다. 신혼이었는데도 장문복을 위해 방 한 칸을 내줬다. 숙소를 마련해줄 수도 있었지만 홀로 지내는 것 보다 가족처럼 곁을 지켜주는 편을 택했다.

장문복은 아웃사이더에 대해 "같이 생활하면서 밖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을 더하라고 배려해줬다. 늘 감동이다. 친동생처럼 아껴준다"며 "좋은 말을 해줄 때도 많다.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을 잃지마라, 자신과 자만은 한끗 차이다 등 명언 제조기다. 항상 그 말을 잊지 않고 지내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장문복은 대중에게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내가 봐도 나는 이상하긴 하다. 일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똘끼'가 있다. 혼잣말을 자주하는데 혼자 지내던 시간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면서 "눈물도 많고 정도 많다"고 자신을 설명했다.

"과거 아픔이 있지만 그럼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 유쾌한 사람,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프로듀스101'에서 보여준 것처럼 계속 그렇게 다시 꿈꿀 거에요. 앞으로도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꼭 들려드릴 겁니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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