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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이해' 김영철이 변한수가 아닌 이윤석으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이유리는 마지막 회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드라마의 처음부터 끝까지 하드캐리를 완성했다.
하지만 극중 비중에서 이윤석을 능가하는 역할이 있으니, 바로 변혜영이다. 단언컨대 변혜영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다. 변혜영은 극중 이성적인 변호사, 러블리한 연인, 비혼주의 여성, 오빠를 대신한 집안의 기둥, 시어머니과의 고부 갈등, 자신감 넘치는 능동적 인물상, 무뚝뚝한 동생들보다 부모에겐 오히려 더 막내딸 같은 애교 등 다양한 역할이 복잡하게 뒤엉켜있다.
마지막 회에서도 변혜영의 하드캐리는 빛났다. 변혜영은 극중 말미 재판을 체념한 아버지 이윤석을 설득하며 마침내 재심 청구를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결혼 계약 의무 수행에 무심했던 것을 깨닫곤 혹시 차정환과의 결혼이 중단될까봐 불안해했다.
하지만 변혜영은 "난 결혼에 적합한 여자가 아니고, 누구의 아내보다 나 자신으로 살길 원한다"면서도 "난 남자가 아닌 '차정환'과 결혼한 거였다. 덕분에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결혼해줄래?"라며 오히려 먼저 결혼 반지를 내밀며 청혼했다. 차정환 역시 "결혼인턴제를 결혼갱신제로 전환하자. 긴장감을 놓지지 말자"고 화답했다.
재심 소식을 전하면서는 격한 감동으로 눈물을 쏟으면서도 "아무도 울지 마! 아직 사진 안 찍었잖아!"라며 모두를 웃겼다. 아버지와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변라영과 몸싸움을 벌이며 깨알 같은 자매-부녀 케미를 선보였다.
또 에필로그에서는 재심 의뢰인이 "TV 나온 그 변호사 맞냐"며 건방지게 굴자 "의뢰인님, 변호를 받고 싶으면 일단 자세부터 바로 하셔야될 거 같은데요"라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해 기를 죽였다. 기싸움을 압도한 뒤엔 환하게 웃으며 "상담 준비가 되신 것 같다. 재심 때문에 오셨다니 잘 찾아오셨다. 제가 바로 재심 전문 국선변호사 이혜영"이라며 상큼한 매력을 발산했다.
방송 말미 아버지의 잔소리가 길어지자 손바람을 부는가 하면 "아빠 이거(손하트) 놓고 갔어!", "이거 가져갔어야했는데!"라며 특유의 애교까지 놓치지 않았다.
지난 약 7개월간 전국민을 웃고 울렸던 국민드라마 '아이해'는 이렇게 꽉 막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매 주말 8시의 허전함을 어떻게 견뎌야할까. 특히 변혜영에 대한 그리움을 이겨내려면, 조금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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