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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드라마와 영화, 예능과 광고까지 섭렵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대세가 된 정상훈. 길고 긴 무명 생활을 견뎌 마침내 대세 자리에 오른 그는 "들 떠선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겸손한 자세"라며 수차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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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상훈은 자신을 믿고 주연으로 발탁해준 김윤철 감독에 대한 엄청난 신뢰와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빛은 반짝반짝 빛났다.
"김윤철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해 주신 거예요. 대본을 받고 미팅을 했는데, 미팅을 딱 30분하고 난 후에 '함께 잘해보자'고 손을 내미시더라고요. 악수를 건네실 때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분명히 후보군에 저보다 저 대단한 배우도 있었을 거예요. 'SNL' 이미지가 강한 저를 쓰면서 굳이 모험을 할 필요도 없으셨을 거예요. 제 캐스팅을 반대한 관계자분들도 계실 거구요. 그런데 저를 선택해주셨고 그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특히 첫 대본리딩 때 제대로 보여드려야 겠다 해서 애드리브부터 대사까지 정말 열심히 해갔어요. 다행히 대본 리딩 때 빵빵 터뜨렸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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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경 작가님의 집필 솜씨는 진짜 천재적이에요. 대본이 굉장히 유연하다고 할까요. 그리고 장르를 담아내는 폭도 엄청 커요. 가족극이면 가족극, 스릴러면 스릴러. 놀라운 게 '품위 있는 그녀' 대본을 '힘쎈 여자 도봉순'과 동시에 집필하신 거라 했거든요. 동시에 전혀 다른 두 작품을 집필하면서도 트렌드에 발맞춰간다는 게 놀라워요, 보조작가도 없고 혼자 집필하시는데도 말이에요. 정말 존경스러워요. 백 작가님이 각본을 쓰신 영화 '흥부'(조근현 감독, 내년 개봉 예정)에도 제가 출연하는데, 김윤철 감독님부터 백미경 작가님까지 저는 정말 줄을 잘 선거 같아요. 그 줄 절대 놓지 않으려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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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배우를 포기하고 장사를 선택했더라도 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내 꿈을 위해서 책임감을 저버리는 건 '아빠'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의 아빠들 중에서 자기의 꿈을 위해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저희 아빠도 마찬가지였어요. 제 대학등록금을 대기 위해 원하지도 않는 직장으로 이직하고 그러셨거든요. 저도 똑같아요. 당시에 저로 인해서 제 아이들과 가족들을 제대로 건사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면 저는 배우를 포기하고 장사를 했을 거고 그것으로 인해서 가족을 먹여 살렸다면 후회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다행히 저는 배우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기 전에 동엽이 형의 추천으로 'SNL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을 하게 됐고 성과를 내게 됐어요.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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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기보다는 그냥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나비효과'라는 말을 믿는 편이에요. 아주 작은 습관도 언젠가 큰 결과로 제게 돌아온다고 믿어요. 그래서 작은 것 하나 소중해할 줄 알아야 하고 어떤 시간도 헛되이 보내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하면 다 되돌아온다고 믿으니까요."
한편, '품위 있는 그녀'를 통해 활약한 정상훈은 첫 주연 영화 '로마의 휴일'(이덕희 감독)를 통해 다시 한번 시청자를 만난다. 30일 개봉하는 '로마의 휴일'은 진한 우정을 자랑하는 엉뚱 삼총사가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털고 로마의 휴일 나이트클럽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고군분투를 그린 코미디다. 임창정, 공형진, 정상훈, 육진수, 강신일, 방준호 등이 가세했고 '창수'를 연출한 이덕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