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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스파이 액션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 매튜 본 감독)이 올해 추석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를 의식한 충무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열흘간 이어지는 황금연휴에도 불구, 저마다 몸을 사리며 '킹스맨2'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5년 2월 극장가 비수기 시즌에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무려 612만9681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 공식통계 집계)의 관객을 동원하며 스파이 액션 장르의 새 지평을 연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1', 매튜 본 감독). 영화 '친구'(01, 곽경택 감독) '내부자들'(15, 우민호 감독) '아저씨'(10, 이정범 감독)에 이어 국내 청불 영화 흥행 역대 4위, 외화 청불 영화 흥행 역대 1위 기록을 세운 '킹스맨1'이 2년 만에 두 번째 시리즈로 관객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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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올 추석 국내 최고 기대작이었던 사극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은 '킹스맨2'의 화력에 잔뜩 놀란 기세다.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블록버스터로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충무로 최고의 '연기 신(神)'을 대거 모았지만 '킹스맨2'의 신드롬에 한발 물러선 모양새.
대개 이러한 충무로 블록버스터는 본격적으로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극장가에 등판, 개봉 첫 주 입소문을 얻어 연휴 기간 스크린을 장악하는 전략이지만 '남한산성'은 내달 3일 개봉일을 확정한 것. 올 추석은 임시공휴일까지 붙으면서 추석 연휴가 최장 열흘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황금연휴의 시작인 30일(토), 1일(일), 2일(임시공휴일) 총 사흘을 버리면서까지 '킹스맨2'와 맞불 대결을 피했다.
시사회 이후 호평을 얻으며 추석 복병으로 떠오른 휴먼 코미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 영화사 시선 제작)도 '킹스맨2' 직격탄을 피해 이른 개봉을 선택했다.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와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을 영화화해 뜨거운 반응을 모았지만 그럼에도 '킹스맨2' 보다 한 주 앞선 오는 21일 개봉을 확정 지었다.
물론 '아이 캔 스피크'는 버젯 면에서나 인지도 면에서나 '남한산성'만큼 기대를 모을 블록버스터는 아니었지만 시사회 이후 역전된 분위기를 보이며 추석 기대작으로 등극했다. 여기에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으면서 '킹스맨2'가 놓친 '전 연령 관람'이라는 어필 포인트도 갖게 됐는데, 그럼에도 '킹스맨2'와 동시 출격은 여러모로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일찍 뚜껑을 열어 입소문 파워로 관객을 끌어모을 전략을 세웠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아이 캔 스피크' '남한산성'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