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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병원선'이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메디컬 드라마의 레전드라 불렸던 MBC '하얀거탑'이나 지난해 신드롬을 불러왔던 SBS '낭만닥터 김사부'와 같은 정통 의학 드라마가 그리워진다. '하얀거탑' '낭만닥터 김사부' '병원선' 등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권력과 결탁하고 없는 이들을 무시하는 부패한 의국의 단면을 꼬집기도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진정한 의사란, 진정한 사람이란 무엇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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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방송에서도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은 시인 설재찬(박지일) 케이스를 두고 송은재가 국내에서 단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수술법을 제안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곽현(강민혁)은 난색을 표했지만 송은재는 수술하지 않으면 6개월을 넘기기 어렵다고 맞섰다. 그리고 김재환(박선호)에게 전화해 "논문 케이스에 딱 맞는 환자를 찾았다"고 전했다. 곽현은 송은재가 밤 늦도록 시뮬레이션 하는 모습을 보고 그를 믿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송은재를 찾아온 김도훈이 "치료가 아니라 실험이다. 논문에 칸 채우고 싶어 몸살 났잖아"라고 다그치고, "논문에 칸 채우는 게 뭐가 나쁘냐"고 발끈하는 송은재의 모습을 보고 그를 주치의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6일 방송에서도 의견이 갈릴 만한 장면이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손이 깔린 사고를 당한 강정호(송지호)를 구하기 위해 송은재가 그의 손목을 절단하고, 다시 봉합 수술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첫 도전에 정형외과 전문의도 조심스러워하는 접합수술을 성공시킨다는 설정에 대한 호불호는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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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가 메디컬 드라마에서 가장 기대하는 게 리얼리티다. 사람의 생사가 오가는 긴박한 상황,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생명 중시의 휴머니즘, 그리고 그 안에서도 엇갈리는 의사들의 입장차이 등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그려내느냐에 따라 퀄리티는 현저하게 달라진다. 특히 최근엔 현실 반영 드라마가 큰 호평을 얻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그런데 '병원선'의 경우 수술 장면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기는 하지만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성공에 대한 집착으로 무리수를 두는 송은재의 천재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무리한 수술보다는 조악한 환경 속에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열정을 불사르는 진짜 의사들의 휴머니즘에 좀더 무게가 실린다면 평가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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