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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최강배달꾼' 고경표 "해피엔딩 급 마무리, 아쉽지만 박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9-27 14:0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금토극 '최강배달꾼'을 마친 배우 고경표를 만났다.

'최강배달꾼'은 짜장면 배달부 주인공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흙수저의 사랑과 성공을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최강수(고경표) 이단아(채수빈) 오진규(김선호) 이지윤(고원희)가 모두 해피엔딩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정가는 무너지고 최강수와 이단아는 사랑을 키워나갔으며, 금수저 커플 오진규와 이지윤 또한 자신의 꿈을 찾아 일어났다. 만화같으면서도 의미가 있는 이야기,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 배우들의 열연까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최강배달꾼'은 7.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엔딩은 아쉬웠다. 16회라는 제약이 있다 보니 급하게 이것저것 정리한 게 아마 작가님도 아쉬웠을 거고 배우들도 그랬다. 길다면 긴데 짧다면 짧다고 느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했다. 모두에게 박수 보내드리고 싶다. 고생하셨고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사실 금,토요일 전쟁같은 시간대에 11시까지 기다려 드라마를 봐주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데 대해 너무나 감사하다."


고경표는 이번 작품에서 최강수 역을 맡아 변신을 꾀했다. 가장 먼저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5대 5 가르마에 뽀글 파마로 충격적인 헤어스타일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사실 그 헤어스타일이 시청자분들이 불편해하지 않으실 거란 확신이 있었다. 기존 드라마 남자주인공의 스타일을 추구하진 않는다. 내가 캐릭터로서 자연스러울 수 있는 외형을 찾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 스타일이 나왔다. '질투의 화신' 때도 머리를 짧게 잘라서 재벌 3세 같지 않고 험악해보인다는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사진과 영상은 다르다. 대사와 정서, 감성을 함께 느끼면 잘 어울릴 거라는 확신을 했었다. '질투의 화신' 끝날 때는 내 스타일처럼 해달라는 분들도 많았다. 이번에도 우려와 다르게 많이 응원해주셨다.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 내가 그 헤어스타일을 고수했던 건 어릴 때 읽었던 만화에서 강수와 성격이 비슷한 캐릭터가 다 그 머리였기 때문이다."

최강수는 한마디로 말해 정의롭고 착한 청년이었다. 나보다는 남을, 개인보다 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착하게 살았다. 하지만 불의에는 뚜렷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의협심도 지닌 캐릭터였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며 고경표에게도 심적 변화가 있었을까.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됐다. 배달오신 분들에게 쓰레기 맡기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몰상식하고 파렴치한 일인 것 같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식사를 대접하려고 위험한 오토바이 배달을 해주시는데 말이다. 나도 일상처럼 흘렸던 부분인데 더 관심을 갖게 됐다. 나도 중식을 많이 시켜먹어서 그릇을 닦아서 내놓고 했다. 좋아하시더라."


사실 고경표는 투표 독려, 세월호 리본, 건대 영화과 통폐합 1인 시위 참여 등 사회적인 문제에 있어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던 바 있다. 하지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상, 그와 같은 행보에 대해 비난이 돌아올 수도 있는 리스크는 존재한다. 20대 젊은 배우로서 그런 부담감을 느끼진 않을까.


"사실 그런 부담감을 느끼는 사회인 것이 참 개탄스럽다. 하루 아침에 쉽게 변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가 그런 인식을 갖고 살아가야 조금은 나아질 것 같다. 지금 헬조선의 아픔에 포기하기 보다는 좀더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이라도 갖고 살아야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바뀔 수 있지 않겠나. 이번에 촛불도 그랬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들, 우리는 변하고 있다는 희망이 있다. 항상 예의주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사람으로 존중받길 원한다. 이념적 이데올로기에 부딪히면 서로 틀렸다고 극에 치닫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분명 다를 수 있다.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고 대화해보면 이해되는 부분이 더 많다. 이해하고 존중하면 그만이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바르고 건강한 가치관을 가진 청년 고경표가 연기했기에 최강수라는 캐릭터 또한 정의롭고 착한 심성이 돋보이는 히어로로 비춰졌던 게 아닌가 싶다.

"이번 작품은 사회적 메시지는 좋았다. 공감하며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밝은 드라마였다. 가장 좋아하는 교수님이 소외받고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너무나 공감했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가치관이 정립됐다. 그래서 최강배달꾼과 정가와의 싸움을 연기할 때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였다면' 이라는 생각을 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런 공감능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특수한 직업으로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실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분들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은 다른 견해를 갖고 계신 분들이 상처받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것이다."

고경표는 앞으로도 인기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뚝심있게 배우의 길을 걸어갈 생각이다.

"항상 마음가짐은 똑같았다. 부수적인 키워드나 일시적인 관심도나 애정에 대해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크게 고민한다거나 불안감을 느낀다거나 그런 성격이 아니다. 지금 받는 관심과 사랑은 때되면 사라질 수도 있는 거고 그렇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것을 누리고 만끽하기 위해 연기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때 마냥 기쁜 마음으로 감사드리고 만약 그분들이 돌아서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화합되는 모습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차별도 많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한량같은 성격이다. 흘러가는 대로 유유자적 고스란히 많이 느끼려고 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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