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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는 '오버워치' e스포츠의 생태계를 향후 어떻게 전개시켜나갈지에 대한 계획인 '프로가 되는 길(Path to Pro)'을 최근 발표했다.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모든 레벨의 플레이어들이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유지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블리자드는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내년 3월부터 지역별 최상위 리그는 컨덴더스로 통합된다. 즉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오버워치 APEX'를 비롯해 '오버워치 프리미어 시리즈', '오버워치 퍼시픽 챔피언십'은 각각 '오버워치 컨덴더스 코리아', '차이나', '퍼시픽' 등으로 바뀐다. 또 호주와 남미 지역에도 오버워치 컨텐더스가 신설, 기존에 진행된 '오버워치 컨텐더스 북미' 및 '유럽'까지 포함해 전세계 '오버워치 컨텐더스'의 수는 7개로 늘어난다. 7개 지역별로 연간 세 번의 시즌이 운영될 예정으로, 여기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오버워치 리그'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된다.
2018년 오버워치 컨텐더스는 지역별로 총 12팀이 참가하며 지난 시즌 각 지역 대회(오버워치 APEX, 프리미어 시리즈, 퍼시픽 챔피언십, 컨텐더스 북미, 컨텐더스 유럽)에서 최소 상위 6개팀이 우선 초청된다. 대회가 신설되는 호주와 남미의 경우, 예선전을 통해 지역 대회에 출전할 팀을 선발한다. 오버워치 컨텐더스의 온라인 경기들은 각 지역별 서버 기반으로 경기가 치뤄지지만 지역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오버워치 오픈 디비전 역시 오버워치 컨텐더스와 동일하게 7개 지역으로 확대돼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혼자서 게임을 즐겨온 플레이어라도 그간 스스로 갈고 닦은 실력을 더 큰 무대에서 입증하고자 하면 오픈 디비전을 통해 도전할 수 있다. 오픈 디비전에서 상위에 오른 4개팀은 컨덴더스 하위 4개팀과 함께 승강전인 컨덴더스 트라이얼을 펼친다. 첫번째 컨텐더스 트라이얼은 내년 2월 개최될 예정으로, 상금과 오버워치 컨텐더스 다음 시즌 출전권을 놓고 팀들이 경쟁을 벌인다. 경우에 따라 각 지역별 첫 컨텐더스 트라이얼에는 기존 지역 대회 및 오픈 디비전에서 추가 팀들이 초청될 예정이다.
표면적으로는 아마추어와 프로를 아우르는 에코 시스템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상위 글로벌 대회인 '오버워치 리그'로 집중되는 구조이기에 지역 대회들의 수준은 그만큼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오버워치' 대회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높았던 국내의 APEX 리그의 경우 최상위 3~4개팀이 '오버워치 리그'에 나설 한국과 미국, 유럽팀의 일원으로 편입되면서 당장 차기 시즌부터 마이너 대회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또 '오버워치 리그'가 도시별 프랜차이즈팀을 표방하며 전세계에서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지만, 준비부족으로 인해 내년에 개막하는 프리시즌은 미국 LA 한 지역에서 열리면서 도시 프랜차이즈에 대한 의미가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소 200억원이 넘는 참가비로 인해 한국에서도 '서울 다이너스티' 1개팀만 만들어지는 등 진입장벽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다수의 e스포츠 관계자들은 "'오버워치 리그'가 거대 프로스포츠 시장을 가지고 있는 북미의 모델이기에, 앞으로도 다른 지역 팀들의 참가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각 지역별 리그는 '오버워치 리그'에 참가하는 자본력이 큰 팀들에 편입되기 위한 일종의 '팜 시스템'으로의 역할밖에 할 수 없다. 지역 리그가 그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향후 많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