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정려원 "연애요? 아직은 연기-친구가 더 좋아요"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정려원은 KBS2 월화극 '마녀의 법정'을 통해 배우로서 큰 산을 하나 넘었다.

해내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첫 장르물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자신을 옭아맸던 두려움을 떨쳐내고 새로운 방향성을 찾았다. 드라마가 여성 아동 대상 범죄를 메인 소재로 다룬 만큼, 혹시 드라마를 보며 피해자들이 두번 상처받지 않을까 싶어 그동안 보지 않던 댓글도 찾아봤고 그러면서 큰 힘을 얻기도 했다. 해보지 않았던 역할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도 떨쳐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정려원은 '풍선껌' 이후 찾아왔던 지독한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의 2막을 열게된 셈. 이는 주연부터 욕심내지 않고 아주 작은 작품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정려원의 성실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2002년 아침 드라마로 연기 데뷔를 했어요. 그때는 셋째딸 역할이라 에피소드가 별로 없었어요. 원래는 유학가는 설정이었는데 계속 대본이 나오더라고요. 그때 열심히 하면 분량은 늘어난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어요. '똑바로 살아라'는 너무 좋아하는 시트콤이었는데 중간 투입됐거든요. 투입이 됐다는 것 자체로 좋았고 연기를 또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안녕, 프란체스카'는 말도 안되는 시도이지만 이런 연기를 언제 또 해보겠냐는 생각이었고요. 그러다 '내 이름은 김삼순'을 만났어요. 저는 연기할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작품씩 하게 되면서 행운아라고 생각했죠. 참 연기하길 잘했다 싶어요. 요즘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게 뭔지 아는데 저는 모르고 시작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축복인데 그렇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힘든 시기를 맞으면 많은 사람들은 이성교제나 음주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정려원은 그럴 필요가 없다. 그에게는 술이나 애인 말고도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존재들이 이미 가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예슬이다. 한예슬과 정려원은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이번에 정려원이 '마녀의 법정'에 출연하고, 한예슬이 '20세기 소년소녀'에 출연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때 시청률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 여행 경비를 부담하기로 약속했는데, 그럼에도 한예슬은 정려원을 위해 응원을 다했다고.

"제가 초반에 조절이 잘 안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예슬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예슬이가 저를 위해 새벽기도까지 해줬다고 하더라고요. 본인도 해야할 게 많고 힘들고 피곤할텐데 친구를 그렇게 신경써주는 게 너무 고마웠어요. 그 친구와는 가끔 말을 안하고 쳐다보기만 해도 많은 대화를 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정말 많이 통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여행은 갈 거예요. 예슬이도 고생 많이 했고 해서 예슬이가 서울에 오면 연말을 보내고 같이 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다면 정려원의 열애 소식은 언제쯤 들을 수 있는걸까.

"연애요? 선배님들이 자꾸 여자들끼리 모여 다니지 말라고 하긴 했는데…. 그런데 친구들과 왁자지껄 노는 게 너무 재밌어요. 예전에는 일 끝나면 혼자 집에 있기 바빴는데 요즘에는 친구들과 공유하고 아지트 같은 공간도 생겼어요. 테마 파티도 하고요. 이렇게 사는 게 재미있구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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