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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단막극 '오늘도 탬버린을 모십니다(극본 김동경, 연출 최규식)'가 비정규직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드디어 비장의 무기를 선보일 회식 날이 돌아왔고 문숙은 그동안 갈고 닦은 탬버린 실력을 뽐냈다. 직원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성에 확실한 존재감을 인식시킨 것도 잠시, 문숙은 이후 상사들의 각종 접대 자리에 불려다니는 신세가 됐다. 상사의 갑질에 눈물이 났지만 오로지 정규직 전환을 꿈꾸며 이를 악물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탬버린을 흔들어댔다.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낙하산 인사의 등장과 함께 문숙의 정규직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누구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 흥이 나서 탬버린을 흔들 날을 기대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이날 방송에서 돋보였던 것은 단연 박희본의 감성적 연기였다. 비정규직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지친 청춘의 일상과 탬버린을 흔들 때 만큼은 모든 걱정을 벗어던지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희망고문, 금수저 낙하산의 정규직 입사와 같은 현 시대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꼬집은 흥미로운 스토리, 현실감을 극대화한 연출이 더해져 공감을 자아내는데 성공했다.
다음주 토요일 밤 12시에는 어른이 되어버린 소녀가 학창시절 문집을 우연히 받으며, 다시금 펼쳐지는 열일곱 소녀의 이야기인 '문집(극본 신하은/연출 이윤정)'이 방송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